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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존 넓어져도 방망이는 못 말려

입력 : 2017-06-27 22:00:00 수정 : 2017-06-27 19: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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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앞둔 KBO리그 ‘타고투저’ 심화
[권기범 기자] “이걸 잡아주네요.”, “적응이 안 돼요.”

개막 후 한 동안 타자의 볼멘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스윙 엄두도 나지 않는 바깥쪽 공에 스트라이크 콜이 나온다. 고개를 흔들고 돌아서는 모습은 흔했다. 투고타저라는 인식이 생겼다.

팀당 경기수에서 반환점이다. 지금은 180도 바뀌었다. 리그 평균 기록을 보면 명확하다. 개막 후 월별 평균자책점을 보면 4.38→4.63→5.60으로 치솟았다. 타율 역시 0.270→0.283→0.295로 상승세다. 다시 타고투저의 시대로 회귀했다.

스트라이크존(S존) 확대는 큰 이슈였다.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기력한 탈락 이후 확대론이 급물살을 탔다. 대표팀 타자들이 ‘우물안 개구리’라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S존은 상하좌우 공 한개 정도씩 넓어졌다. 국내 타자들이 흔들리는 동안 외인타자의 수난시대도 이어지면서 투수력이 리그를 지배했다.

6월 들어 흐름이 급격히 바뀌었다. 완봉, 완투승은 사라졌고 선발투수의 조기강판은 흔한 일이 됐다. 두 자릿수 득점은 일상이고 경기시간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18일은 5경기에서 95점(종전 2015년 6월2일 94점)이 나와 역대 일일 최다 득점 신기록까지 나왔다.

원인으로 우선 타자들이 S존에 적응을 마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갈피를 잡지 못하던 바깥쪽 공 한 개의 느낌을 조금씩 익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S존이 다시 좁아졌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상하좌우 공 한개에서 반개 미만으로 줄어들었다는 의견이다. 한 야구인은 “선수들과 마찰이 계속 발생하면서 심판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투수들의 기량이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한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토종투수는 물론 피어밴드(kt)나 헥터(KIA), 해커(NC), 니퍼트(두산) 등 에이스급 외인 투수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외인투수들도 기대에 못미친다. 또 신예투수들은 구위가 노출됐고 부상 등으로 인한 대체선발의 등판도 많아지면서 난타전이 상당히 늘어났다. 불펜약세와 외인타자의 반등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해는 40명의 3할 타자와 14명의 100타점 타자를 배출한 극단적인 타고투저의 시즌이었다. 개막 후 6월26일까지 3할 타자는 32명. 올해는 26일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3할타자가 29명이다.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또 방망이의 시대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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