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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라던 전준우, 30홈런의 향기를 뿜는 ‘호랑나비’

입력 : 2017-06-25 20:57:24 수정 : 2017-06-25 20: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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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권기범 기자] “저요? 하루살인데요.”

경기 전 전준우(31·롯데)는 요즘 근황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항상 불안한 입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활약상을 뜯어보면 타선의 중심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수시간 후에도 전준우는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전준우는 25일 잠실구장에서 가진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승부를 가른 스리런포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올렸다. 롯데는 4-2로 승리했고 후반 두산의 추격을 감안하면 전준우의 한방은 더욱 귀중했다.

0-0으로 맞서던 6회초 강민호의 솔로포가 터졌다. 1-0 리드는 아무리 에이스 박세웅이라고 해도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팽팽한 균형이다. 여기서 전준우의 일격이 흐름을 갈랐다. 7회초 2사 2, 3루 불카운트 2B2S. 세 번째 투수 김강률은 바깥쪽 134㎞ 슬라이더를 선택했다. 사실상 유인구였지만 전준우의 힘이 구위를 압도했다.

힘차게 스윙한 궤적에 살짝 빗맞은 우익수 방면 타구, 뜬공처럼 보였지만 국해성은 펜스 앞에서 멈췄다. 타구는 그대로 관중석을 맞고 다시 그라운드로 튀어들어왔다. 시즌 10호째 비거리 105m 스리런포의 장면. 이 한방으로 롯데는 8회초 2점을 내주고도 버텨내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전준우의 올 시즌을 돌아보면 천군만마다. 이날 2안타를 포함해 시즌 타율이 0.348(158타수 55안타)에 이른다. 12개의 2루타에 10홈런, 26타점을 올렸다. 경기전 기준 OPS가 무려 1.004고 득점권타율은 0.343이다. 규정타석에 진입하지 못해 순위표에는 없지만 전준우는 그야말로 장외 타격왕에 버금가는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정확히 72경기째, 절반을 치른 시점까지 전준우는 순탄하게 오진 못했다. 지난해 9월초 경찰야구단을 전역한 뒤 돌아왔지만 25경기 타율 0.253(99타수 25안타) 2홈런 10타점에 머물며 8위에 머문 롯데의 2016년을 지켜봤다. 속이 쓰렸고 마무리캠프까지 자진해서 따라가며 구슬땀을 흘렸다.

시즌초도 3할대 후반의 감각으로 큰 도움이 됐지만 4월12일∼5월22일까지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타격훈련 도중 왼옆구리 근육 파열로 치료를 받아야했다. 조원우 감독은 감각저하를 염려했다. 우려였다. 복귀한 뒤 전준우는 30경기에서 타율 0.341(123타수 42안타)로 폭발했고 폭발 중이다.

전준우는 “하루살이”라고 했지만 이제 그렇게 느끼는 이들은 없다. 경찰청 입대 전 장타력 및 콘택트 능력, 또 도루센스에서 약간의 부족한 점을 보여줬지만 지금은 완성형 타자의 향기가 난다. 도루(3회 실패)는 없지만 부상염려와 함께 한방능력으로 포진한 중심타선으로 인해 의미를 잃어 자제하고 있다. 전준우는 이제 롯데의 중심전력이 맞다.

전준우는 “직구 변화구 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투가 들어와서 홈런이 됐다. 점수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겨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며 “이번주 두 번의 위닝으로 분위기가 살아난 것 같다. 다시 반등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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