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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항-최정의 특별한 1군 동시 선발 출전 이야기

입력 : 2017-06-26 06:30:00 수정 : 2017-06-26 09: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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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인천 정세영 기자] ‘형제 출전의 꿈이 이뤄졌다.’

프로야구 1군 경기에서 형제 선수가 같은 팀 유니폼을 입고 동시에 선발 출전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사례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형제 선수가 동시에 선발 출전한 것은 지난 1985년 4월9일 인천 청보전에서 MBC 소속인 양승관-양후승이 최초의 사례다. 당시 형인 양승관이 6번 중견수로, 동생인 양후승 1번 우익수 선발출전했다. 마지막 형제 선수 동시 선발 출전은 1993년 9월22일 대전 LG전에서 빙그레 소속이던 지화동(형 9번 2루수)-지화선(동생, 2번 우익수)를 끝으로 20년 넘게 명맥이 끊겼다.

그런데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다시 이 기록이 이어졌다. kt와 홈경기를 앞둔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이날 내야 유망주 최항을 1군 엔트리 등록 사실을 전하면서 “최항이 8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다”고 알렸다.

최항은 SK의 간판타자로 활약 중인 최정의 셋째 동생이다. 2011년 8월 프로야구 신인지명회의에서 SK에 전체 8라운드(전체 70번)로 지명됐다. 지명 순위는 낮았지만 당시 방망이 실력 만큼은 최정 못지 않다는 게 SK 스카우트팀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지난해 공익근무 마친 뒤 가을 부터에 팀에 복귀한 최항은 올해 2군에서 타격 잠재력을 뽐냈다. 25일까지 61경기에 나선 최항은 타율 0.338(북부리그 9위), 6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육성선수 신분인 최항은 이날 정식선수로 전환됐다. 힐만 감독은 최항에 대해 “스윙이 좋고, 1~3루수 수비가 가능한 유틸리티 자원이다. 최항이 1군에 올라온 것에 긴장하지 않고 즐기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정은 변함없이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사실 올해 3월 시범경기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그라운드를 밟은 적은 있지만, 선발 출전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최항은 ‘비 예보가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 “절대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빨리 감독님께서 불러주셨다. 형이 3루에서 던진 공을 내가 1루에서 받는다고 생각하니 재미있을 것 같다. 생각했던 라인업이 나왔다”라며 웃었다.

최항에게 최정은 우상이다. 최항은 “형을 보면서 야구를 했다. 하지만 형을 따라하려고하면 버겁다. 배울 것은 배우고, 내 색깔을 찾는 게 중요하다. 나는 홈런보다 형 앞에서 출루할 수 있는 선구안을 갖출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물론 장타도 신경을 쓰면서 출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형인 최정도 경기 전 기분이 좋은 눈치다. 그는 “가문의 영광이고 너무 기분이 좋다. 경기 중에는 야구에만 집중하고 침착하게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시합이 끝나고 나면 대화를 통해서 오늘의 기분을 만끽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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