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복귀 상상만으로 눈물 ‘뚝뚝’
“부상을 극복하는 데는 요령이나 방도가 없는 것 같아요. 2년 동안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고, 버틸 때까지 버텼다.”
신지현은 그의 2년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2015년 9월1일’은 그의 농구에서 최악의 날이었다. 일본 WJBL 아이신과의 연습경기에서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2014∼2015시즌 신인상을 수상하며 한국 여자 농구의 차세대 스타로 꼽힌 그는 그렇게 팬들의 기억에서 점차 사라져갔다. 최근 두 시즌 1군 출전 없음, 퓨처스리그 한 경기 출전이 그가 남긴 기록의 전부이다.
2년에 가까운 시간이 그리 쉽게 흘러가진 않았다. 수차례 수술대에 올라야 했고, 신체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재활 프로그램을 반복해서 이겨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의욕이 넘쳤던 탓에 발가락 염좌, 햄스트링 파열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잇달아 그를 괴롭혔다. 그 사이 드래프트 동기 김시온(KDB생명) 강계리(삼성생명) 김희진(KB국민은행) 서수빈(KEB하나은행)은 차곡차곡 성장했고, 다른 친구들은 대학 캠퍼스 생활을 즐겼다. 재활에만 매달려야 하는 신지현에겐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성격이 스스로 괴롭히는 스타일이다. 항상 만족하지 못하고, 필요 이상으로 나를 힘들게 했다”며 “그러다 보니 너무 힘겨웠다. 극복이라는 단어가 의미 없더라. 다른 방법이 있나. 그냥…,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고, 버티고 버텼다. 다 내려놓고, 긍정적인 생각만 했다”고 2년의 시간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가만히 있다가도 문득 코트에서 내가 뛰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울컥한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이어가는 사이 이미 그의 큰 눈망울에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리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오랜 시간 재활을 하면서, 코트에서 뛰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정말 많이 상상했다”라고 겨우 말을 이어갔다.
그래도 이젠 고지가 보인다. 그는 “이제 부상 부위에 통증은 전혀 없다”고 몸 상태를 설명하며 “최근 팀 훈련에 합류해 스킬 트레이닝도 받고, 체력 훈련도 진행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2년 가까이 재활만 했기 때문에 팀 훈련을 소화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프로에 데뷔에서 한 번도 비시즌을 제대로 보낸 적이 없다. 그동안 재활만 기억밖에 없다”며 “힘은 들지만, 코트에서 뛸 수 있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비시즌이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인터뷰 사진 = 권영준 기자 / 경기 사진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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