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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3 05:30:00, 수정 2017-06-23 09:28:09

[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기술위 역할론… 김영권·홍정호에 '해답' 있다

  •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제갈공명은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완패한 조조 군을 완전히 무너트리기 위해 퇴로를 예상, 최후의 공격을 가한다. 하지만 유독 관우에게는 임무를 부여하지 않았다. 제갈공명은 정이 깊은 관우가 앞서 큰 은혜를 입은 조조를 베지 못하리라 예상했다. 이에 반발한 관우는 서약서까지 작성한 후에야 임무를 하달받았다. 그러나 예상대로 관우는 끝내 조조를 베지 못했다.

    소설 삼국지의 이 장면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것은 관우가 조조를 베었다면 역사는 달라졌다. 적임자를 선택하는 일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현재 위기의 한국 축구가 그렇다. 적임자가 필요하다. 우선 기술위원회가 핵심이다. 기술위원의 역할은 변화해야 하고, 진화해야 한다. 그리고 해법은 바로 김영권(광저우 헝다)와 홍정호(장쑤 쑤닝)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 축구는 2012년 런던올림픽을 기점으로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동메달 신화를 쓴 주역들의 전성시대가 열리는 순간, 한국 축구도 황금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믿었다. 특히 수비진에 대한 기대가 컸다. 김영권(광저우 헝다) 황석호(텐진 테다) 김기희(상하이 선화)가 성장을 거듭했고, 측면에는 오재석(감바 오사카)와 윤석영(가시와 레이솔)이 등장했다. 여기에 당시 부상으로 아쉽게 낙마한 홍정호(장쑤 쑤닝)와 유럽에서 도약을 꿈꾸던 박주호(도르트문트) 김진수(전북)까지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대거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희망에 부풀었다.

    특히 김영권과 홍정호는 역대 최고 중앙 센터백 듀오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비수로는 발이 빠른 김영권이 상대 패스 차단과 압박을 담당하고, 홍정호는 수비 라인을 조율하면서 상대 최전방 공격수를 견제하는 플레이를 맡으며 좋은 호흡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들의 장밋빛 미래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산산 조각났다.

    여기서 드러난 문제는 월드컵 이후 두 선수의 성장은 건전지 빠진 시계 같다. 물론 경험의 축적과 기술 향상이 이뤄지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순간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자신감이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뜻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대부분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내지 못하는 모양새이다.

    기술위가 필요한 것은 여기에 있다. 실력만 두고 본다면 여전히 김영권과 홍정호 외 대안이 없다. 김기희 장현수 황석호 김주영(허베이) 곽태휘(서울) 등도 있지만, 두 선수보다 경쟁력이 크지 않다. 그렇다면 이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기술위원회가 해야할 일이다. 선수들이 대표팀 경기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도록 체계화하는 시스템 말이다.

    한국 축구는 U-23 멤버인 정승현 최규백(이상 울산), U-20 멤버인 이상민(숭실대) 정태욱(아주대) 등 중앙 수비수가 성장하고 있다. 이들이 김영권 홍정호가 겪었던 힘겨운 과정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위원회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벨기에전 모습. 홍정호(맨왼쪽)과 김영권(맨오른쪽) /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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