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월드리그 후(後)] ①서울시체육회 ‘선진형 투자’ 못 쫓는 대한배구협회

입력 : 2017-06-21 05:30:00 수정 : 2017-06-20 10:25:1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월드리그가 막을 내렸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은 8경기를 치러 5승4패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애초 목표로 삼았던 2그룹 잔류에 성공했다. 특히 김학민 한선수(이상 대한항공) 문성민(현대캐피탈) 전광인 서재덕(한국전력) 등 남자 배구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모두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이강원(KB손해보험) 최홍석(우리카드) 박주형(현대캐피탈) 등 앞세워 기적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이들이 흘린 땀의 가치는 무엇보다 값지다. 그러나 이에 비해 대한배구협회의 지원, V리그의 책임감은 여전히 바닥을 치고 있다. 오롯이 지도자의 리더십과 선수단의 투혼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대로 한국 배구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이에 스포츠월드가 ‘월드리그 후(後)’를 기획했다. ①서울시체육회 ‘선진형 투자’ 못 쫓는 대한배구협회 ②V리그, 뼈저리게 느껴야할 ‘2군’ ③김호철호 ‘매직’인 진짜 이유

▲서울시체육회 ‘선진형 투자’ 망친 대한배구협회

서울시체육회는 지난 6월 2일부터 사흘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에 과감한 스폰서십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 2016년 2월 통합 서울특별시체육회가 출범한 이후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의 통합을 계기로 스포츠의 ‘선순환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투자 사업이었다. 장충체육관이라는 서울 체육의 랜드마크를 활용하면서 시민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또한 국제대회를 통해 서울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도 포함돼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스폰서십 투자는 한국 스포츠 발전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대기업 중심의 스폰서십이 아니면 프로스포츠는 물론 국제대회 유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를 위해 스포츠계는 기업, 지자체, 각 협회 및 연맹이 효율적인 협업을 통해 스포츠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서울시체육회가 월드리그 개최에 앞장섰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단순한 스폰서십이 아니었다. 월드리그 개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말 그대로 ‘협업’했다. 서울시체육회 관계자를 장충체육관에 파견해 월드리그가 열리는 사흘 동안 대회 진행을 도왔다. 시민의 편안한 관람을 위해 적극적으로 업무를 진행했다.

문제는 대한배구협회였다. 서울시체육회의 선진형 투자를 쫓아가지 못하고, 후진형 진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가장 큰 예가 바로 경기 후 선수단 도열 및 악수, 기념 사진 촬영 등이었다. 대한배구협회가 임의대로 진행한 행사였다. 물론 스폰서십의 권리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경기 후 도열 및 악수, 기념 사진 촬영은 과거에 행하던 관행이다. 협회가 아직도 후진 수준의 진행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회를 전·후로 대표 선수를 활용한 서울시 광고 제작이나, 서울시 브랜드 홍보 활동 등 다양한 활동으로 스폰서십을 맡은 서울시에 대한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일이었다. 도열 및 악수 역시 라커룸 또는 숙소에서 따로 시간을 마련해 진행해도 충분했다.

협회 상황을 보면 당연한 일이다. 아직도 제 밥그릇 싸움에 정신이 없다. 약속했던 선수단 비행기 비지니스석 보장도 내부 시스템 문제로 무산됐다. 인력도 부족하다. 국제대회에서 선수단을 관리하는 매니저는 수년째 계약직으로만 채용한다. 이러다 보니 대표팀 선수단을 관리하는 전문성 있는 협회 직원이 없다. 지난해 임원 아들을 대표팀 관계자로 채용해 곤혹을 치렀던 이유도 바로 계약직에 의존하는 이러한 시스템 때문이다. 전문성 결여는 곧 후진형 협회가 발전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만약 이번 월드리그에서 서울시체육회가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면 대회는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