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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 S다이어리] 정몽규 협회장의 ‘자각&반성’은 ‘시스템 개혁’이다

입력 : 2017-06-19 05:30:00 수정 : 2017-06-19 08: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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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한국 축구는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라는 풍파에 휩싸여 있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수장이 경질됐고,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사퇴했다. 흔들리는 배를 잡아줄 수 있는 인물은 바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다. 맹목적인 사퇴 압박보다는 중심을 잡고, 혁신을 과감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현재 한국 축구는 벼랑 끝에서 또다시 ‘빨리빨리’병에 감염됐다. 기술위원장과 감독이 사퇴하자마자 차기 감독 후보군이 떠올랐고, 왈가왈부, 가타부타 말이 많다. 특히 모든 시선은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에 쏠려있다. 이에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시작으로 신태용 전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 정해성 대표팀 수석 코치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야인 지도자인 최용수, 홍명보 전 감독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누가 지휘봉을 잡아도 논란을 잠재울 순 없다. ‘누구보단 낫지’의 평가 정도에 그친다. 이것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의문을 지울 수 없다.

때문에 감독 선임보다는 차기 기술위원장을 선임하는 것이 우선이다. 물론 다음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일정이 약 2개월 보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수장을 선임하는 일이 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급할수록 돌아 가라고 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는 불씨를 잡고, 그 다음 불길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지도자를 선임한다고 해서 훈련을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력 분석 및 경기장 관전 외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그렇다면 기술위원장은 선임하고, 기술위원회를 구성한 뒤 감독 선임을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이 경우 협업의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같은 지도자 인재풀 안에서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할지라도, 명분을 만드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크다.

기술위원장을 선임하기 위해선 정 협회장이 발로 뛰어서 움직여야 한다. 여론과 언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일방적인 선임보다는 공청회나 공개 토론회도 나쁘지 않다.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협회장 선임처럼 기술위원장을 하고자 하는 인물에 대한 추대나 자기 추천 형식의 시스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책임감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현재 기술위원회의 가장 큰 약점은 상주 직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프로구단 감독직 제의가 들어오면 언제든 떠나는 것인 현실이다. 슈틸리케 체재에서도 기술위원 교체가 수차례 발생했다. 전적으로 기술위원회 업무에 전부를 쏟을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이를 종합하면 시스템적인 개혁을 해야하고, 칼을 빼드는 것은 오롯이 정 협회장의 몫이라는 뜻이다.

정 협회장 역시 이번 위기의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만 이번 풍파를 수습하고 시스템 개혁의 발판을 만드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자각과 반성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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