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막을 내리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미국 아이오와에서 한적한 삶을 살던 주부 프란체스카(옥주현)와 촬영 차 마을에 찾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박은태)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렸다.
줄거리만 보면 이 작품은 꽤나 위험한 이야기다. 하지만 아무도 두 남녀를 향해 손가락질 할 수 없다. 동화적이지만 한편으론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한 엔딩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졌다. 배우의 감정을 따라가다 눈물을 흘리는 관객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초연이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임이 틀림없다.
이탈리아 출신의 프란체스카는 미군인 남편을 따라 미국 시골 마을까지 들어왔다. 이웃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마을이다. 낡은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그녀는 무뚝뚝한 남편과 말썽꾸러기 아들, 딸과 옥수수 농사를 지으며 무료한 나날을 보낸다. 남편과 아이들이 3박4일 동안 집을 비웠을 때 로버트가 길을 물으려 프란체스카의 집 문을 두드린다. 두 사람은 운명적 사랑을 느낀다.
프란체스카는 로버트와 함께 할 때 원피스를 입는다. 누구의 아내, 엄마가 아닌 여자 프란체스카가 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극은 두 사람을 가만두지 않는다. 남편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 아이들과의 통화, 절친한 이웃의 등장 등으로 프란체스카를 깨운다. 두 사람의 감정을 따라가다가도 ‘아 이 만남은 불륜이지’ 생각케하는 각성제 역할을 한다.
옥주현은 중년 여성 프란체스카의 심리를 밀도있게 그려냈다. 지금까지 뮤지컬에서 폭발적인 성량으로 무대를 압도했다면 이번엔 서정적이고 따뜻한 음색으로 관객을 녹인다. 그리움을 자아내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소리다. 프란체스카가 느끼는 감정의 변화, 의식의 흐름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옥주현이 뮤지컬배우로 또 한 단계 성장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옥주현의 다음 작품은 뮤지컬 ‘마타하리’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로 보여준 깊이 있는 감성을 이번엔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지 기대가 모인다.
cccjjjaaa@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