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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카타르] 기성용이 있음을 그나마 위안 삼아야

입력 : 2017-06-14 07:18:43 수정 : 2017-06-14 07: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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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기성용(스완지시티)마저 없었다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빈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며 국민에 믿음과 성원을 호소하던 슈틸리케 감독은 또 어떤 말을 꺼낼까. 조기 소집에 이른 중동 출국 등 원하는 조건을 다 들어줬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대표팀에 기성용마저 없었다면 결과는 더 참혹했을 것이다.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기성용은 그야말로 고군분투했다. 공수를 오가며 경기를 조율했고 그라운드 곳곳에 발자국을 찍었다. 0-2로 뒤진 후반 17분에는 페널티 지역으로 올라와 추격골을 터트렸다. 끝내 패했지만 대표팀에 기성용까지 없었다면 9개월간 이어온 원정 A매치 무득점의 치욕을 이어갈뻔했다. 

대표팀 내 기성용의 존재감은 대체 불가능이다. 어떤 상대를 만나 어느 포지션으로 나와도 늘 제 몫 이상을 한다.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노련미가 더해진다. 지난 8일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선 스리백으로 출전하며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였다. 약체 이라크와 0-0 무승부에 그쳤지만 기성용을 대신해 공격을 조율해줄 대체자를 내보내지 못한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 기용이 더 문제였다. 지난 11월15일 최종예선 우즈벡전에서도 기성용은 발등 부상을 안은 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풀타임을 뛰며 팀의 2-1 승리의 조력자가 됐다. 아파도 팀을 위해 120%의 기량을 다하는 선수다.

게다가 기성용은 슈틸리케 감독을 감싸주는 포용력도 갖췄다. 지난 3월28일 최종예선 시리아전에서 졸전 끝에 승리를 챙긴 후,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자, “지금 대표팀은 감독의 전술 문제가 아니다. 볼 간수를 못하는 등 선수들이 전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면이 크다. 이런 경기력이면 감독이 누가 와도 문제다. 선수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대표팀 부진이 ‘공동의 책임’임을 강조했다.

수장이 여론과 언론에 흔들리지 않도록 주장이 중심을 잡아준 것이다. 기분이 언짢으면 표정에서 티를 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에는 되려 역질문을 건네는 슈틸리케 감독보다 성숙한 리더십을 갖췄다. 그라운드 안팎으로 기성용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표팀은 그저 표류하는 난파선이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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