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마냥 탄탄대로를 거둔 것만은 아니다. 술에 빠져 살며 극심한 우울증 시기를 겪기도 했다. 지금은 모두 극복하고 좀 더 튼튼한 내면을 갖게 됐단다. 스포츠월드가 최강희를 만나봤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진짜 좋았다. 다들 열심히 했고 작은 것에도 얼굴을 붉히는 사람이 없었다. 살다보면 사람이 좋으려고 하는 건데 작은 것에 목숨 걸고 엉망이 되는 경우도 많다. 행복하고자 하는 건 아니지만 좋으려고 하는 거다. 괴로움이 기쁜 것보다 많은 현장도 있다. 얼굴 표정만 봐도 원망하는 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성향들도 다 비슷해서 서로를 존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를 캐스팅할 때 감독님이 ‘강희 씨가 이 프로그램을 하면 행복해 하실 것 같다’고 하셨다. 대부분의 현장이 시작때는 다 좋다. 그러나 끝까지 가는 경우는 없다.”
-‘추리의 여왕’ 시즌2 가능성은.
“그건 아직 아무도 모른다. 감독님도 모른다. 엔딩에서도 그런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아직 모를 일이다.”
-시즌2에서 권상우와 또다시 합을 맞추게 된다면.
“상우 씨가 한다고 하면 그냥 할꺼다. 두 사람이 아니면 상상이 안된다. 아줌마라고 불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시즌2에서 꿈꾸는 캐릭터가 있다면.
“집이란 게 없는 혼자 사는 설옥이는 싫다. 나는 연기할 때 설옥이가 시어머니와 시누이 눈치를 보면서 굴하는 모습에도 행복했다. 내가 행복했던 이유가 설옥이로서 구박 받지만 집에 있는 것 자체가 사랑이라고 느껴졌다. 한 울타리 안에 전세·월세 상관없이 식구 즉, 같이 밥먹을 사람이 필요하다.”
-권상우와 호흡은.
“맞고 틀리고 하는 것이 없었다. 처음 만났지만 너무 편했다. 마치 몇 년 알았던 사람처럼 또, 동창이 다시 만난 것처럼 그렇게 편했다. 상우씨는 현장에서 진짜 머리와 감성이 모두 좋다. 유머도 있고 애드리브도 잘치신다. 깨진 계란을 내 얼굴이 비비는 장면이 있었다. 진짜 수많은 계란을 모아서 얼굴에 짓이긴다. 분장을 싹 고쳐야 할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진짜 작품이 재밌길 원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런 장면을 조심스럽게 대하는 배우들이 있다. 나는 재밌는게 더 좋다. 그러면서 딱 알아봤다. 진짜 편하다라는 걸. 마치 청소년 드라마를 하는 느낌이었다.”
-과거 청소년 드라마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옛날에는 촬영장이 진짜 재밌었다. 소품을 집에 가서 준비해오고 문방구에서 사오기도 했다. 또 같은 출연진끼리 한강도 가고 김밥천국도 갔다. 모두가 무장해제되면서 친하게 지냈다. 또 지금처럼 개인마다 대형차량이 아닌 단체로 촬영버스를 타고 다녔다. 현장에선 감독이 곧 왕이었다. 지금은 왕이라기보다 지휘자나 책임자 느낌이다. 매니저도 한 명씩 못 데리고 오게 했다. 그래서 1999년 ‘광끼’라는 드라마에서 원빈, 양동근, 배두나, 이동건 매니저가 한 사람 몰아주기를 하고 낚시 가고 그랬다.”
-배우로서 어떤 변신을 꾀하고 있는가.
“성장통을 겪었다. 연예계에 있으면서 여배우로서 진짜 성장통을 겪은 것 같다. 그 성장통이란 것은 우울증이었다. 결국 종교로 극복했다. 지금은 죽다 살아났을 정도로 회복이 됐다. 옛날엔 자유롭게 연기했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메시지가 잘 들리고 SNS도 많아지고 기사로 댓글도 볼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내 이상은 커지고 공간장애가 생겨났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모든 것에 있어서 부정적이게 됐다. 하지만 지금은 극복하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됐고 잘 넘기는 성격이 됐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