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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결산] 신태용호 헤시태그 #우행시 #뛰자 #개혁

입력 : 2017-06-01 05:30:00 수정 : 2017-06-01 09: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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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천안·권영준 기자]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20세 청춘들의 눈망울에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모두 부둥켜 안았고, 또 그렇게 서로 다독였다.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무대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6개월의 짧지만 길었던 여정. 함께해서 더 행복했던 시간.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31일 천안 신라스테이호텔에서 해산을 선언하고 그렇게 이별을 고했다.

▲신태용호의 우행시 = 지난해 11월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쉼없이 달렸다. 결승점을 향하는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질주했다. 성적만 위한 행보는 아니었다. 청춘이 즐길 수 있는 축구, 국민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축구를 위해 신 감독이 밑그림을 그리고, 21명의 선수단이 덧칠했다. 덕분에 조별리그 1, 2차전 승리를 거두는 성과도 거뒀다. 물론 16강전 패배라는 아쉬움도 낳았지만, 이들의 당찬 도전에 국민은 11일간 축구에 푹 빠져 지냈다. 그 짧은 시간만큼은 모두가 하나였다.

그래서일까. 여정을 마친 신태용호의 선원들은 한목소리로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은 정말 행복했습니다”고 털어놨다. 패배의 분함, 마침표에 대한 아쉬움만큼 함께 한 시간에 대한 소중함을 곱씹었다. 이날 대표팀 해산 현장에서 만난 조영욱은 “(백)승호 형은 토하면서도 훈련에 집중했다. 그만큼 모두가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최전방에서 승호형, (이)승우와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함께 호흡한 시간을 잊을 수 없다. 어젯밤 꼭 같이 성장해서 다시 뭉치자고 다짐했다”고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이승우 역시 “우리가 함께 시간은 끝났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더 크다”며 “강해지기 위한 헤어짐이라고 생각한다. 더 발전하고 싶다”고 울음을 삼켰다. 이들이 느낀 그 감정은 훗날 한국 축구 발전의 씨앗임이 분명하다.

▲결국 뛰어야 산다 = 전술적 판단 미스가 과연 진짜 패인일까. 이번 포르투갈전은 정확하게 한국 축구의 위치와 수준을 일깨워준 경기였다. 이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프로 또는 유스(Youth) 리그에서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선수는 이승우(19·FC바르셀로나 후베닐A)가 유일했다. 프로 선수보다 대학 선수가 더 많았다. 대회 한 관계자는 “이번 대회 참가한 경쟁국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한국 대표팀의 명단을 보고 깜짝 놀라더라”며 “소속이 대학(University)인 선수들은 도대체 어떤 선수들이냐고 묻더라. 이를 쉽게 설명해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궁극으로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처럼 어린 선수들이 다양하고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자신만의 강점을 만들어야 한다. 그 개개인의 강점이 하나로 모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전체도 발전할 수 있다. 신 감독은 “잠재력이 넘치는 선수가 있더라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면 그 잠재력을 표출할 수 없다”고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남겼다.

▲개혁이 답이다 = 돌려막기로 절대 발전을 이끌어낼 수 없다. 한국 축구는 갑작스러운 지도자 교체로 반복된 실패를 거듭 경험하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감독 교체의 독약이 얼마나 쓴지 뼈저리게 느꼈지만, 2016 리우올림픽에서도, 2017 U-20 월드컵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신 감독은 두 차례 국제대회에서 모두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팀을 만들어야 했다.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성과를 기대하는 자체가 욕심이다.

8강, 4강에 오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8강 진출 실패에서도 충분히 한국 축구 발전의 자양분을 얻을 수 있다. ‘반짝 성적’에 대한 기대감은 버리고 또 경계해야 한다. 성공과 실패의 순간을 곱씹으며 구조적인 개혁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절대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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