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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민의 2017년, 롯데에 기억될 또 하나의 불꽃

입력 : 2017-05-25 10:10:29 수정 : 2017-05-25 1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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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불꽃을 태우고 있다. 한화의 슬로건이 아니다. 이우민(35·롯데)을 보고 느껴지는 감정이다.

올해 이우민은 누구도 예상 못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현재 타율 0.309(94타수 29안타) 2홈런 15타점 OPS 0.811을 기록 중이다.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106타석 동안 유지해온 3할의 감각이다. 최근 엄청나게 몰아쳐 끌어올린 것도 아니다. 3∼4월 0.298, 5월 0.324로 꾸준함 속의 상승곡선이다.

이우민은 2001년 입단한 우투좌타 외야수로 롯데에서는 최고참급이다. 이대호, 최준석과 입단동기. 이대호와는 수영초 동창이고, 최준석도 1983년 2월생으로 셋 모두 친구사이다.

팀내 위상은 다르다. 개막 시점 이우민은 백업 신세였다. 이대호는 4년 총액 150억원에 복귀했고, 최준석도 2013시즌 후 4년 총액 35억원에 친정으로 돌아온 FA 계약 선수다. 이우민은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권리를 포기하고 연봉 6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우민은 롯데팬들에겐 아픈 손가락이다. 리그 정상급 수비력에 비해 화력에서 아쉬움이 너무 컸다. 2007년 타율 0.301을 기록한 성적도 75경기 269타석 이후 왼손 부상으로 도중하차한 무려 10년전의 기억이다. 통산타율이 0.235로 지난해는 52경기에서 타율 0.193을 기록하곤 마감했다. 잦은 부상이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이우민이 열심히 하는 노력형 선수임을 모르는 팬은 없다. 이우민의 손은 언제나 물집투성이다. 그런 간절함에 2015시즌 중에는 32년간 사용했던 이름 ‘승화’를 버리고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까지 했다.

올해도 시작점에서 큰 실수로 마음고생을 했다. 3월31일 마산 NC전(개막전) 5-6으로 뒤진 9회초 2사 2루 대주자로 나섰지만 3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돼 경기를 허무하게 끝났다. 그러나 곧 마음의 짐을 털어냈다. 6일 넥센전에서 시즌 첫 홈런과 함께 3안타 맹타를 휘둘러 승리를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김문호의 컨디션 저하로 시즌 첫 선발출장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그 이후 안정감이 넘친다. 지난 23일 사직 SK전에서는 3-6으로 뒤진 연장 10회말 동점 스리런포를 쏘아올려 박수를 받았다.

이우민의 시즌 초 일화가 생각난다. 팬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그는 잠깐의 활약으로 인한 인터뷰 요청을 당황해하곤 했지만 올해는 마음을 달리 먹었다. “마지막일지 모르는 데 해야죠”라며 나서 프런트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우민의 불꽃이 이어지기를 응원하는 이들은 한 두 명이 아니다. 땀으로 버텨온 프로생활이 인생이었기 때문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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