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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7 13:19:34, 수정 2017-05-18 11:41:27

홍콩 올드타운센트럴이 즐거운 7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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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글·사진 전경우 기자] 홍콩 올드타운센트럴은 MTR 센트럴역에 내려 미드레벨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언덕을 올라가면 좌우로 펼쳐지는 수 많은 거리와 미로같이 연결된 골목길을 말한다. 홍콩의 원도심, 한국 관광객들에게 익숙한 소호와 노호,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포호가 이 지역에 속해 있다. 여행 내내 이 지역에만 머물러도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 미식과 쇼핑, 패션, 갤러리, 역사의 현장들, 화려한 나이트라이프까지 모든 것이 이 작은 지역에 몰려 있다. ‘홍콩 속의 홍콩’인 셈이다. 홍콩의 역사가 시작 됐고 새로운 이야기들이 끝없이 만들어 지는 곳, 올드타운센트럴의 매력을 7가지로 정리해 봤다. 


    1.시대의 경계가 사라진 공간

    올드타운센트럴 탐험은 포제션스트리트에서 시작하는 것이 정주행 코스다. 이 곳은 1841년 영국이 홍콩에서 처음으로 점령한 지역이다. 유니온 잭이 나부끼던 허름한 언덕은 지금 비단잉어가 노니는 연못이 있는 할리우드 파크가 됐다. 뱀처럼 휘어지는 도로를 홍콩을 상징하는 빨간색 토요타 택시와 람보르기니, 페라리 같은 수퍼카가 함께 질주한다. 주변으로는 힙스터들이 선호하는 상점들이 즐비하고 초고층 마천루가 성곽처럼 주변을 감싼다. 이런 기묘한 풍광이 있는 도시가 지구 어디에 있을까? 가장 비슷한 도시를 하나 손에 꼽아 보자면 뉴욕 정도 아닐까 싶다.

    고색창연한 거리 곳곳은 컬러플한 그래피티가 더해져 셔터만 누르면 작품이 된다. 스트리트 포토그래퍼에게 천국과도 같은 곳이 바로 올드타운 센트럴이다. 


    2.홍콩 사람들의 정신 세계가 궁금해

    홍콩 사람들이 가장 많이 믿는 종교는 불교와 도교다. 소호와 노호의 중심에는 1847년 세워진 만모사원이 있다. 홍콩에서 가장 오래 됐다는 이 도교 사찰은 문이 두 개다. 왼쪽 문으로 들어가 오른쪽 문으로 나오면 소원이 이루어지지만 들어갔던 문으로 되돌아 나오면 현재의 고민을 평생 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만모사원을 기점으로 포호가 시작되는 할리우드로드는 올드타운 센트럴의 동맥, 한국의 인사동과 가로수길을 섞어 놓은 분위기가 난다. 골목 골목마다 작은 사원들이 저마다의 신을 모신다. 건물 모퉁이, 가게 한 구석에도 뭔가를 기원하는 신성한 장소들이 있다. 빼곡한 마천루 사이로 손바닥 만큼 보이는 잿빛 하늘, 그래도 홍콩 사람들은 저마다의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3.초록빛 가득한 작은 공원들

    올드타운센트럴이 쾌적한 이유는 곳곳에 포진한 공원들 때문이다. 건물과 건물 사이 작은 공터에는 잘 가꿔진 공원들이 여지없이 자리잡고 있다. 거대한 나무위 새들의 지저귐이 들리고 개와 산책하는 외국인 거주자, 마작을 두는 할아버지들, 이어폰을 끼고 책을 읽는 현지인들을 이 곳에서 마주칠 수 있다. 포호에 있는 블레이크 공원은 이 동네에서는 제법 규모가 큰 휴식처다. 이 곳은 원래 가난한 노동자들이 모여살던 빈민가였다. 우리나라 부산 원도심과 비슷한 역사다. 홍콩에 인구가 급증한 것은 아편전쟁 이후다. 산 꼭대기에는 지배 계층이 살았고 노동자들은 항구에서 산중턱으로 이어지는 이 지역에 집을 지었다. 이후 공원을 만들어지고 병리학 학교가 들어서며 환경이 개선됐고, 급속한 경제 성장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공원은 한적하지만 무섭지 않다. 예전의 어둡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4.홍콩의 노포老鋪가 전해주는 깊은 맛

    맛집은 세월이 만든다. 올드타운센트럴은 홍콩의 대표적인 노포 밀집 지역이다. 작고 허름한 식당들은 저마다 수십년 업력을 자랑한다.

    린흥 티 하우스는 1926년 문을 연 얌차집이다. 얌차는 딤섬과 함께 차를 마시는 홍콩 특유의 식문화다. 좁은 집에 사는 것이 일반적인 홍콩 사람들에게 얌차는 일상이다. 딤섬 바스켓 하나를 사이에 두고 친구, 가족과 온갖 대화를 나눈다. 아침 일찍 찾아간 이 식당은 마치 서울의 우래옥이나 하동관 비슷한 분위기다. 거의 모든 손님들이 단골이고 나이가 지긋하다. 역시 나이 지긋한 직원들이 갓 쪄낸 딤섬을 손수레에 담아 테이블 사이를 누빈다. 주방 언저리에서 인기 아이템을 선점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는 모습도 재미있다. 요즘 딤섬집들과 차이가 나는 것은 딤섬의 사이즈다. 거의 두 배 크기다. 어려운 시절을 단골 손님들과 함께 헤쳐온 증거다. 


    린드허스트테라스 인근의 랑퐁유엔은 65년 역사를 자랑하는 차찬텡이다. 차찬텡은 ‘차와 함께 음식을 내는 작은 점포’라는 뜻으로 홍콩 사람들이 아침을 해결하기도 하고 바쁜 일상속 오아시스 역할을 해준다. 홍콩을 상징하는 음료인 밀크티는 길다란 양말같은 망에 걸러 만든다. 여기에 연유가 뿌려진 달달한 토스트, 광동식 누들 등 온갖 음식을 판다.

    다이파이동은 홍콩식 포장마차다. 홍콩 전역에 남아있는 다이파이동은 스무 곳 남짓인데 스탠리 스트리트 뒷골목 싱키는 한국인들에게도 유명한 명소다. 이 허름한 식당은 고우 스트리트에 있는 신흥유엔과 함께 올드타운센트럴 다이파이동의 양대 산맥이다. 어두운 뒷골목 식당이지만 빈 자리는 찾기 어렵다. 음식마다 강한 불맛이 가득하다. 


    5.란콰이퐁에서 시작하는 홍콩의 불금

    소호, 노호, 포호를 관통하는 할리우드로드의 끝은 ‘홍콩의 홍대’격인 란콰이퐁이다. 클럽과 라운지들이 밀집한 이 지역은 금요일과 토요일이면 불야성으로 변한다. 금요일이 가장 뜨거운데 술집들은 새벽까지 영업을 계속한다. 거리 초입부터 ‘붕붕붕’하는 묘한 소리가 들리는데 가까이서 들어보면 온갖 나라 말이 섞여 만드는 ‘말의 파도’다. 이 엄청난 소음은 후끈 달아오른 밤거리의 BGM역할을 한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골목 골목은 거리로 몰려나온 술꾼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중간 중간 놓인 벤치에는 주인과 함께 밤산책을 나온 커다란 리트리버와 세퍼트들이 여유를 즐기는 모습도 보인다. 맥주와 와인, 칵테일 등 온갖 술을 파는 술집들은 제각각 개성을 갖고 있어 모두 둘러보는데 1년도 부족해 보인다. 돈이 많아 호화로운 루프탑 라운지에서 샴페인을 마실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주머니 사정이 빈약해도 편의점 맥주 한 캔으로 충분히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이 올드타운센트럴의 밤이다. 야외 테라스는 쾌적하지만 아름답지만 모기가 있으니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6.아기자기한 부띠끄 호텔

    올드타운센트럴 주변은 작고 아름다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가 즐비하다. 마데라 할리우드는 할리우드 스트리트의 랜드마크다. 지역의 한복판에 있어 거의 모든 곳을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위치다. 마릴린 먼로와 찰리채플린을 테마로 만든 이 호텔은 한 층에 객실이 단 두 개씩만 있다. 모든 객실은 침실과 거실+주방, 욕실이 분리된 스위트룸 개념이다. 빌트인 세탁기, 쿡탑, 전자레인지, 네스프레소 머신을 갖추고 있어 장기 투숙을 해도 부족함 없다. 잘 정비된 객실 컨디션은 왠간한 대형 특급호텔 수준을 상회한다. 맥주를 포함한 음료가 무료로 제공되는 작고 아름다운 라운지도 있다. 내부에 레스토랑이 없지만 주변에 홍콩식 조식을 즐길 수 있는 맛집들이 지척에 있어 아무런 불편이 없다. 올드타운센트럴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전망은 덤이다. 

     


    7.끝없이 진화하는 생명력

    올드타운센트럴은 진화하는 생물과 같다. 과거의 공간들은 끝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최근 여행자들에게 명소로 알려진 PMQ는 원래 경찰들의 기숙사였다. 그리고 그 이전에는 홍콩 최초의 서구식 학교가 이 자리에 있었다. 2009년부터 이 공간은 새롭게 리모델링 되며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을 끌어들여 ‘홍콩의 쌈지길’ 같은 곳으로 탈바꿈 했다. 작은 공방과 스튜디오 편집매장들이 미로처럼 연결된 건물 내부를 알차게 채운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는 작은 공간들이 골목마다 하나씩은 있다. 대부분은 갤러리, 카페, 편집매장 등이다. 언덕 윗쪽으로 올라가면 옛 형무소 자리가 나오는데 이 공간 역시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신 중이다.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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