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다음

입력 2017-05-17 10:50:44, 수정 2017-05-17 11:24:04

[연예세상 비틀어보기] 봉준호 감독, '반미주의자' 아니었나요?

  • 봉준호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는 소식에 한국 영화계가 놀랐다. 봉 감독의 신작 ‘옥자’가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개된다는 파격도 놀라웠지만, 넷플릭스가 600억 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전액 투자했다는 사실은 투자에 허덕이는 많은 영화인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봉 감독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넷플릭스 덕분에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영화의 제작비가 커서 망설이는 회사들이 많았는데 넷플릭스가 적극 지원해줬다”고 감사함을 표시했다.

    여기서 한 가지 아이러니는 반미 성향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봉 감독이 미국 기업과 함께 한다는 것. 봉 감독의 히트작 ‘괴물’은 주한 미군부대에서 버린 독극물이 한강의 돌연변이 괴물을 만들었다는 설정 때문에 반미(反美)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주한미군이 독극물을 한강에 몰래 버린 맥팔랜드 사건이 연상된다는 것. 봉 감독은 그 사건에서 영화의 소재를 얻었음을 인정하고 “미국에 대한 풍자나 정치적인 코멘트가 있는 것은 명확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당시 LA타임즈는 “‘괴물’이 반미적 성향을 갖고 있다”며 “북핵으로 위기감이 감도는 와중에 영화는 북한이 아닌 미국을 괴물로 여기고 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위기감을 느낀 봉 감독은 이후 “‘괴물’은 반미 영화가 아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는 게 오히려 사실에 가깝다”고 해명했지만, ‘괴물’이 당시 한미FTA와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를 비판한 문화계 좌파들의 반미 성향을 반영했다는 해석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봉 감독은 진보정당을 공개 지지한 영화인 중 한 명으로 2002년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 미선·효순양 사건 이후 한미 SOFA 전면재개정과 부시 대통령의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사죄를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앞서 싸이는 미국에서 활동하게 되자 과거 ‘반미(反美) 랩’을 불렀던 것을 사과했다. ‘강남스타일’로 성공한 싸이가 2002년 주한미군 반대 집회에 참여해 반미 퍼포먼스를 했으며 2004년에는 ‘이라크인을 고문하고 죽이는’ 미군과 그 가족을 해치자고 선동하는 랩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다.

    싸이는 “선동적인, 부적절한 언어를 썼던 것에 대해 깊이 후회하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미군의 희생을 잘 알고 있다”고 가치관을 확실히 했다.

    그러나 봉 감독이 반미 논란에 대해서 사과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한 영화인은 “할리우드는 전 세계 수출을 위해 반미코드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것을 할리우드에서 성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영화인들이 있다. 패션 좌파의 전형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래도 상식적으로 미국 기업에서 엄청난 투자를 받았다면, 미국을 바라보는 자신의 가치관이 어떤지 한 번 설명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봉 감독님, 미국을 어떤 나라라고 생각하세요?”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HOT레드

  • 오늘의 파워링크
  • Today 정보
  • 이시각 관심뉴스
  • Today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