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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6 17:26:51, 수정 2017-05-16 17:26:51

"우리도 정규직이 되고 싶습니다" 커지는 목소리

  •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고용안정과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계의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고용인원 확충, 임금 상승 등의 요구로 분출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요구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사회·경제 시스템의 변화, 법률 및 제도 개선, 예산 확충 등 난제들이 수두룩 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 비학생조교 130여명은 15일 대학 본관 앞에서 파업출정식을 갖고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고용보장을 약속한 대학 측과 5개월 넘게 협상을 벌였지만 소득이 없었다”며 “대학 측에서 과도한 임금 삭감을 요구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을 벌였지만 결렬돼 선택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비학생조교는 교무·학사·홍보 등 대학 행정업무 전반에 투입돼 일반 계약직원과 비슷하게 일하지만 2년 이상 일해도 기간제·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서울대는 지난해 12월 비학생조교의 정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교섭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지난 2월 기준으로 계약이 만료된 비학생조교 33명은 사실상 일시 해고 상태가 됐다.

    서울지방노동위 조정과정에서 서울대는 다른 무기계약직원과 형평성 차원에서 신입(8급) 법인직원(정규직)의 85% 수준의 임금을 최종안으로 제시했지만 비학생조교들은 95% 수준을 요구하며 맞섰다. 홍성민 서울대지부장은 “학교가 제시한 임금 수준이라면 17년간 일한 비학생조교는 임금이 현재보다 44% 삭감된다”며 “학교와 합의하지 못하면 문 대통령이 학교를 방문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과 관련한 요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날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대통령의 조치를 환영한다”면서 “정부청사 청소·경비 등 비정규 노동자와 아이돌봄노동자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집배원노동조합도 “정부는 집배원 수를 늘리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또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건설노조는 각각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직된 노동자의 즉각 복직 및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 보장 등과 건설현장 불법하도급·강제도급 관리 감독 강화 등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노동계의 이 같은 요구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의지를 뒷받침하는 전반적인 사회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진철 경북대(사회학) 교수는 “새 정부의 약속이 실현될지에 대한 불안감, 혹은 집단의 입장을 표현하는 일종의 압력 행사”라며 “정부는 공약대로 우선 공공부문의 노동환경 개선해 좋은 선례를 남겨야 하고 민간 부문까지 확대하려면 법률 개정, 예산 확충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서이종 교수(〃)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며 “노동계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서는 구조적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김범수·배민영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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