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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유스 1호' 박요한, 리그 첫 선발 "묵묵히 나아가겠다"

입력 : 2017-05-02 08:57:48 수정 : 2017-05-02 08: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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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첫 리그 선발 경기를 치른 ‘강원FC 유스 1호’ 박요한(23)이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요한은 지난달 29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8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원정 경기에서 오른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2년 만에 처음으로 리그 선발 출전을 한 박요한은 90분 내내 안정적인 수비를 보였다.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등 공격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요한은 “경기에 나서기 전에는 긴장이 됐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서니 전혀 긴장되지 않았다. R리그에서 3경기 정도 풀타임을 소화했다. FA컵과 수원 삼성전에서 출전한 것도 자산이 됐다”며 “전남 왼쪽 공격 라인이 좋아서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영상 자료를 많이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그런 부분이 경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믿고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무난하게 데뷔전을 치른 것 같다. 하지만 2점 차로 팀이 패했다. 수비수로서 책임을 느낀다. 이겼어야 하는 경기에서 패해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경기 출전에 대한 기쁨보다는 팀 패배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더 크게 느껴졌다.

박요한은 ‘강원FC 유스 1호’ 출신으로 팬들 사이에서 ‘강원도의 아들’로 통한다. 지난 2009년 울진중학교 3학년 때 마지막 대회인 금강대기에서 맹활약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박요한의 활약을 앞세운 울진중은 대회 3위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성적이었다. 이 대회는 박요한 축구 인생에 큰 터닝포인트가 됐다. 박요한의 실력과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강릉제일고등학교는 감독, 코치들이 직접 내려와 설득하는 정성을 보였다.

결국 박요한은 2010년 강릉제일고등학교(강원FC U-18)에 입학했다. 그는 강릉제일고 입학과 동시에 7번을 등에 새길 만큼 큰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초반에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조금 힘들었지만 동계 훈련을 거치면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섀도 스크라이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강릉제일고의 주 득점원이었다.

박요한은 “과거를 돌아봤을 때 강릉제일고 시절은 나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축구를 하면서 가장 즐겁고 재미있었다. 많은 분들의 응원과 사랑을 받았고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신이 나서 그라운드를 누볐던 것 같다”며 “강원도는 나에게 고향 같은 느낌이다. 많은 도움을 받고 이곳에서 성장했다. 아직까지도 관심을 기울여 주시는 분들도 있다”고 미소 지었다. 조용히 말을 이어 가는 그의 목소리에서 따뜻한 감사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박요한은 강릉제일고와 강릉중앙고, 강릉중앙고와 강릉제일고(농상전 또는 상농전)의 라이벌 정기전에 3차례 출전한 경험이 있다. 보통 1학년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박요한은 1학년 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고 당당히 3년 연속 선발 출전했다. 박요한이 3년 동안 거둔 정기전 성적은 1승 1무 1패였다. 1학년 때는 무승부를 기록했고 2학년 때는 1-2 패배, 3학년 때는 2-1 승리를 경험했다. 박요한은 2학년, 3학년 때 모두 득점을 기록하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3학년이던 2012년에는 올해 강원FC에 입단한 골키퍼 강모근(당시 강릉중앙고)을 상대로 멋진 프리킥 골을 터뜨렸다.

박요한은 “정기전의 열기는 대단하다. 1학년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 분위기에 압도됐다. 경기 시작과 함께 폭죽이 터지자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2학년, 3학년 때는 아무래도 여유가 더 생겼다. 정말 많은 동문 앞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이 즐거웠다. 그런 분위기를 강원FC 경기에서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고 밝혔다.

박요한은 단국대 3학년을 마치고 강원FC 우선지명 선수로 지난해 입단했다. 전국체전 2연패를 거두는 등 대학 무대를 평정했고 또다른 도전을 위해 강원FC 입단을 결심했다. 박요한은 지난해 자신을 한단계 성장시키는 시간을 보냈다. 성실하게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남들이 쉴 때에도 운동을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하지만 형들을 제치고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리그 교체 출장 2경기, FA컵 선발 출장 1경기가 그의 출전 기록의 전부였다. 올 시즌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새기고 있다. 리그 2경기(선발 1경기), FA컵 1경기 출전으로 벌써 지난해 경기 출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FA컵에선 강력한 프리킥으로 골대를 강타하며 확실한 임팩트를 남겼다.

박요한의 방에는 자신의 목표가 간결하게 적혀 있다. ‘R리그 → 벤치 → 교체 → 선발’이라는 짧지만 가볍지 않은 글이다. 그는 “조금이지만 작년보다는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꾸준히는 아니지만 적어놓은 것처럼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다”며 “한번에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엄청나게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묵묵하게 한 길만 파는 것이 내 장점이다. 지금처럼 성실하게 묵묵하게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요한은 룸메이트인 오범석에게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그는 “제가 멘탈이 약했다. 한번에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오)범석이 형이랑 같이 생활하다 보니까 나아졌다”며 “진지하게 꼬집어서 얘기해 주는 스타일은 아니다. 운동장에서 임하는 자세나 마음가짐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려주신다. 선발 데뷔전 경기에서도 옆에서 같이 뛰어주면서 ‘커버해줄테니 적극적으로 하라’는 말을 많이 해 줬다. 정말 든든했다”고 설명했다.

박요한은 ‘강원도의 아들’, ‘강원FC 유스 1호’라는 자신의 수식어에 큰 책임감과 감사함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그는 “많은 분들이 강원의 아들이라고 얘기해 주신다. 정말 감사드린다. 제가 거기에 맞게 활약하고 부합하면 남들보다 더 많은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멀었지만 좀 더 기다려주시고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면서 “지금처럼 제 할 일을 하면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하면 기량도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튀지 않고 지금처럼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박요한다운 각오를 밝혔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강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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