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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우의 '아프니깐 청춘'① #소녀가장 김정은

입력 : 2017-05-01 05:27:00 수정 : 2017-05-01 04: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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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김정은이 부상도 없고, 절정의 기량이라면 FA 시장에 나왔겠어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는 화창한 봄날 아침 햇살을 집어삼킬 듯이 가라앉았있다. 머릿속에 가득찬 고민이 목소리에 묻어났다. 그는 “지금 숙소에 가고 있어요. 보내주기 전에 얼굴보고 얘기 좀 하려고요. 만감이 교차하네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었다. 스포츠월드와의 전화 인터뷰에 나선 그 순간 그는 애제자 김단비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여자프로농구 5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빛나는 우리은행은 최근 KEB하나은행에서 2차 자유계약(FA)시장에 나온 김정은(30·180㎝)을 영입했다. 계약기간 3년에 연봉 2억6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다만 FA규정에 따라 우리은행은 보상선수 1명을 내줘야 했고, KEB하나은행은 김단비(25·176㎝)를 선택했다. 일각에서 부상으로 최근 두 시즌 동안 부진했던 김정은 영입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고,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 중인 잠재력 있는 김단비를 내준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에 위 감독은 긴 한숨을 내쉬면서도 이내 머릿속에서 정리가 끝났다는 듯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각자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감독은 결과로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단에서는 투자를 했고, 감독은 그 투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은 그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에 밑그림부터 다시 그리고 있는 그와 세 가지 헤시태그 #소녀가장 김정은 #아픈 손가락 김단비 #백지서 그리는 미래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

#소녀가장 김정은

사실 김정은은 2005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신세계에 입단한 뒤 2016∼2017시즌 KEB하나은행까지 11년 동안 한 팀에서 뛰어온 ‘원팀맨’이었다. 구단 명칭은 신세계-하나은행-KEB하나은행으로 바뀌었지만, 팀 내부에서 중심을 잡고 이끌어간 인물은 그였다. 특히 신세계 시절 팀 해체의 아픔을 딛고 일어섰고, 하나은행으로 바뀐 뒤 약한 팀 전력 속에서 홀로 공격을 이끌며 ‘소녀가장’이라고 불렸다. 2006 겨울리그 신인왕에 올랐고, 2011∼2012시즌과 2012∼2013시즌 득점왕을 2연패 차지하기도 했다. 그렇게 프렌차이즈 스타로 기록을 남긴 그는 최근 두 시즌 부상이 겹치면서 부진했고, FA자격을 획득한 뒤 원소속팀과 협상이 결렬되면서 결국 팀을 떠나게 됐다.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었다. 이번 영입을 두고 왈가왈부 말이 만지만, 위 감독의 생각은 명확했다. 그는 “솔직히 김정은이 부상도 없고, 여전히 절정의 기량이라면 FA 시장에 나왔겠느냐”고 되물었다. 요즘 말로 ‘팩폭(팩트 폭행)’이었다. 이어 “절대 그럴리 없다. 그가 시장에 나온 이유를 모르고 영입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실력이야 설명이 필요없는 선수 아닌가. 내가 해야할 일은 (김)정은이의 부상 트라우마를 지워주는 일이다. 그것만 해준다면 충분히 재기할 수 있고,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김정은의 정확한 몸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백방 노력 중이다. 일본에서 다시 검진을 받을 계획이고, 재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스포츠 심리상담까지 알아보고 있다. 완벽한 부활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였다.

위 감독은 “정은이를 영입하기 위해 설득할 때 딱 한마디했다. 와서 편하게 재기를 준비하라고. 내가 도와주겠다고. 부담감을 지워주고 싶었다. 그런 부분에서 정은이가 우리은행을 선택한 것 같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부상 트라우마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실패하든 성공하든 책임은 내가 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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