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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사퇴②] 무리수 둔 이용수, 약속 못 지킨 차두리

입력 : 2017-04-29 05:30:00 수정 : 2017-04-28 16: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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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차두리(37) 전력분석관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하면서 강조했던 한마디다. 그런 그가 결국 자진사퇴했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의 시도는 결론적으로 실패했고, 차 분석관은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분위기를 다잡아도 모자란 시점에서 다시 변화가 일어났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차 전력분석관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물러났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28일 시리아와의 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난 뒤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후 슈틸리케 감독과 이용수 기술위원장 등이 팀에 남아줄 것을 계속 설득해왔다는 것이 협회 측 설명이다. 다만 차 분석관은 사퇴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협회는 최근 사표를 수리했다.

▲인위적으로 만든 직책 전력분석관… 차두리도 피해자

차두리가 팀을 떠나면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014년 10월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30개월 사이에 8번의 코칭스태프가 바뀌는 상황을 맞이했다. 결론적으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판단 착오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이 기술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대표팀 내부의 소통을 명목으로 전력분석관이라는 직책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차두리를 선임했다. 당시 이 위원장은 “대표팀 내부 소통이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했다”며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분위기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 대표팀 생활을 오래한 선수 출신을 찾았고, 차두리가 적임자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초 코치로 선임하려고 했으나, 아직 자격증이 없다. 때문에 전력분석관으로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자체가 오판이라고 할 순 없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무리수를 던졌다. 전력분석관이라는 자리는 선례가 없는 특수한 자리이다. 게다가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고, 자격증이 없는 차 분석관을 선임한 것은 돌려 말해 특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A매치에서 벤치에 앉아 선수단을 지휘했다.

물론 차두리 분석관의 능력을 폄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잡음이 흘러나왔다. 누가 봐도 직책은 전력분석관이지만, 실제 역할은 코치였다. 일각에서는 “코치보다 대우 받는 분석관”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는 고스란히 차 분석관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차 분석관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흘러갔다는 뜻이다. 이 기술위원장은 이 부분까지 신경 쓰지 못했다. 이는 오롯이 차 분석관이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차 분석관에게도 책임은 있다. 그는 선임 당시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이 어려운 시기지만 결국 목표는 2018 러시아월드컵을 가는 것이다. 하나의 목표라고 생각한다”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약 6개월 만에 차 분석관의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등을 돌렸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진출하는 것이라는 명확한 대표팀 목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 차 분석관이다. 본인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부담감이 컸더라도, 월드컵에 진출을 확정 지은 후 사퇴하는 것이 맞다. 그의 사퇴로 인한 혼란은 고스란히 남은 자의 몫이 됐다. 그를 믿고 따르던 선수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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