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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스토리] '에너지 가득한' 허정협의 메시지 "우리도 할 수 있다"

입력 : 2017-04-21 06:00:00 수정 : 2017-04-20 11: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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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하나 더, 두 개 더!”

19일 인천 SK전을 앞둔 넥센 더그아웃 앞.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마지막까지 훈련에 집중하는 이가 있었다. 올 시즌 자신의 잠재력을 맘껏 펼쳐 보이고 있는 허정협(27)이다. 이마엔 이미 구슬땀이 송골송골 맺혔건만, 표정에서만큼은 지친 기색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기분 좋은 에너지가 주변으로 마구 발산되는 듯했다. 허정협은 “아직 부족한 게 많다”면서 “남들보다 하나 더, 두 개 더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다짐한 것뿐”이라고 쑥스러워했다.

◆ 제0막, 만남 그리고 헤어짐

파란만장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허정협이다. 시작은 평범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신경이 좋았던 허정협은 부모님의 권유로 야구공을 집어 들어들었다. 학창시절 잠수함 투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볼을 컨트롤 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고, 대학에 진학하면서 타자로 전향했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스스로 소질이 없다고 판단,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나는 과연 최선을 다했는가.’ 아닌 척 외면했지만, 미련이 많이 남았다. 모든 것을 쏟아 붓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움직였을 뿐 그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반성이 뒤따랐다. 다시 한 번, 이번에는 ‘끝까지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허정협은 2015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영웅군단에 합류했다.

◆ 제1막, 다시 만난 세계

허정협의 프로 첫 무대는 1군이 아닌 퓨처스리그(2군)였다. 주목받는 자리는 아닐지 몰라도, 내실을 쌓아가는 과정이었다. 2015시즌 19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퓨처스리그를 접수했다. 코칭스태프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을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스스로도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허정협은 “경기를 치르다 보니 지명 받고 온 친구들에 비해 크게 뒤쳐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조금씩 자신감이 붙었고, 그만큼 결과도 더 좋아지더라”고 말했다.

“넌 최고의 타자가 될 재목이다.” 특히 강병식 넥센 타격 코치의 격려가 허정협에게 큰 힘이 됐다. 허정협은 틈만 나면 강 코치를 찾기로 유명하다. 기술적으로도, 멘탈적으로도 궁금한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어떻게 하면 야구를 잘할 수 있나요”라고 묻는 허정협에게 강 코치는 “너의 가장 큰 장점은 파워다. 넌 리그 최고의 홈런 타자가 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줬다. 덕분에 허정협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이는 그라운드에서 표출이 됐다.

◆ 제2막, 도약의 날갯짓

기회가 왔다. ‘1군 엔트리에 등록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엊그제 같은데, 올 시즌에 허정협은 개막 엔트리부터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19일 현재 13경기에서 타율 0.333, 장타력 0.583, 출루율 0.429를 올리는 등 성적도 좋다. 이택근, 고종욱, 이정후 등 쟁쟁한 팀 내 외야수들과 비교해 봐도 결코 뒤지지 않는 성적이다. 허정협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다 내게는 간절하다”면서 “1군에 오래 있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허정협 이름 석 자도 많이 알렸다. 허정협은 “사실 어릴 때부터 스타플레이어가 되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주목받고 싶었고, 관심을 받고 싶었다. 일각에서는 ‘갑작스런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느냐’고도 말하지만, 오히려 허정협은 감사할 따름이다. 이어 “깜짝 활약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발전해 육성선수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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