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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 S다이어리] 한국 축구는 나무늘보를 원하지 않는다

입력 : 2017-03-31 05:30:00 수정 : 2017-03-31 17: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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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결단을 내려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거취에 한국 축구 운명이 달렸다.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가 결국 도마 위에 올랐다. ‘창사 쇼크’(중국전 0-1 패)에 이어 시리아전(1-0 승)에서 보여준 답답한 경기력으로 위기론에 시달리고 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7차전까지 치른 현재 한국은 승점 13(4승1무2패)으로 2위에 올라 있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여론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경질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차기 감독으로 안익수 전 U-20 대표팀 감독, 최진철 전 포항 감독, 김호곤 전 울산 감독의 이름을 거론하며,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다음주 중으로 위원회를 열어 슈틸리케호의 경기력을 분석하고, 이후 운영 방안과 대책에 대한 논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경질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협회 측은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고, 지도력을 검증받은 새 사령탑을 당장 영입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다. 일단 기술위 측은 잔류로 결정이 나면 오는 6월13일 카타르와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에 집중한다는 계획이고, 반대로 경질한다면 오는 5월 말까지 새 사령탑을 영입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은 한국 축구가 느긋느긋 기다릴 처지가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을 신임한다면 굳이 기술위원회를 열어 논란을 키울 이유가 없다. 강력하게 믿고 나아가야 한다. 즉, 이번 기술위원회는 경질 쪽에 무게가 더 쏠려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 시라도 아껴야 한다. 물론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한 만큼 신중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새 감독 선임을 5월 말까지 미룰 이유가 없다. 새 수장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선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4∼5월은 K리그를 포함한 동아시아국가 프로축구 리그와 유럽 리그를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또한 오는 6월13일 카타르 원정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카타르는 현재 조 최하위에 머물러 있고, 앞선 맞대결에서도 3-2로 승리했다. 같은날 선두 이란(승점 17)은 한국을 승점 1점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승점 12)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란이 우즈벡을 잡아주고, 한국이 카타르에 승리한다고 가정하면 우즈벡과 격차를 벌리고 이후 이란(8월31일), 우즈벡(9월5일)전을 좀 더 여유있게 준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5월 말에 새 사령탑 선임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는 나무늘보를 원하지 않는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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