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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이지훈의 재발견…주인공 아니면 뭐 어때

입력 : 2017-03-24 11:01:52 수정 : 2017-03-24 11: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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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악역. 주인공이 될 순 없지만 자신의 연기력을 펼치기엔 이만한 역할이 없다. 서툰 연기력으로는 결코 악역으로서 호평 받을 수 없기 때문. 그런 악역을 맡아 배우 이지훈은 시청자들의 공감과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지훈은 지난 1월 종영한 SBS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허치현 역을 맡아 열연했다. 허준재(이민호)의 호적상 형으로 그에 대한 열등감과 양아버지에 대한 배신감으로 인해 악행을 저지르게 되는 인물이다. 소름돋는 악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분노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가슴 아픈 개인사로 인해 비뚤어지게 되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면서 동정심과 공감까지 이끌어냈다.

어느새 데뷔 5년차. 많은 작품에 출연해오며 얼굴은 익숙해도 이름을 듣고는 동명이인 가수가 먼저 떠올랐던 그였다. 그러나 이지훈은 그동안 쌓아온 연기 내공을 허치현 캐릭터로 폭발시키며 '배우 이지훈'으로 대중의 뇌리에 제대로 박혔다.

-이번 작품으로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드라마 안에서 흘러가는 인물이 아니라 캐릭터로서 뭔가를 보여줄 수도 있고. 스토리와 관련해 시작하고 끝맺음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악역임에도 응원을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사연 있으니까 그랬던 것 같다. 막연하게 나쁜 짓만 했으면 관심을 안 주셨을 것 같은데 치현이라는 인물이 완벽하게 정당한 사연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 갈 수 있는 사연을 갖고 있어서 불쌍하다고 느껴주신 거 같다.”

-확실히 일차원적인 악역은 아니었다.

“극 초반에 연기할 때 시청자들에게 애매하게 보이길 바라면서 연기했던 거 같다. 포지션이 대체 뭔지, 나쁜 애인지 착한 애인지 이런 궁금증이 있었으면 했다. 치현이 처음부터 나쁜 인물은 아니었고 감독님께 후반부에 변화 있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염두에 두고 줄타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신경 써서 초반을 끌어갔고 뒤로 갈수록 상황에 맞게 변해가는 모습 연기하며 감정에 많이 치우치려고 했다.”

-결국 죽음으로 마무리 됐다. 결말에 만족했나.

“캐릭터로서 보면 좋은 엔딩이었다. 많은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강서희(황신혜)가 조금이라도 뉘우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치현이의 마무리가 그런 장치가 된 것 같다. 나쁜 짓하고 저렇게 파멸로 치닫는구나 하는 것에 대해서 시청자들에게 뭔가를 느끼게 해준 것 같다. 캐릭터로서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도 결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대본이 나오기 전까지 과연 치현이가 어떻게 될까 했는데 죽는다는 것을 알고 충격이 없진 않았다. 뉘우치고 용서 받고 그런 결말도 나쁘지 않았겠지만, 흔하지 않은 결말을 연기해서 좋은 경험이었다.”

-엄마 강서희 역을 연기한 황신혜와의 연기호흡은 어땠나.

“누나가 있어서 촬영할 때 즐거웠고 많이 배울 수 있어서 고마웠다. 편하게 누나라고 다가가고 할 때도 편하게 받아주셔서 연기하기도 편했다.”

-호칭을 누나라고 부르나.

“맞다. 모두 놀란다. 먼저 ‘누나라고 부를까요 선배님 할까요’ 했다. 편한대로 하라고 하셔서 ‘누나라고 할게요’ 했더니 조금 당황하신 것 같았다.(웃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 알려주셨다. 말은 들어봤어도 경험은 못해봤는데 생각이나 말씀이 굉장히 젊으시다. 2, 30대 또래들 같으시니까. 그래도 한 참 어린 친구가 그렇게 말 했을 때 받아주시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톱스타시지 않나. 갓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아이를 편하게 받아주시는 것 쉽지 않을 텐데.”

-많은 분들이 알아보겠다. 인기 실감하나.

“교회를 다니는데 많이 알아봐주셨다. 사진도 같이 찍자고 하시고. 원래 평소에 수염을 잘 안 깎는다. 잘 꾸미고 다니지도 않고. 근데 몇 번 사진 요청을 받고 나서 차에 면도기를 두고 다니게 됐다. 또 한번은 회사 분들과 음식점에 갔는데 다른 테이블에서 ‘쟤야 쟤 나쁜놈’ 하며 소곤거리시더라. 그래서 내가 ‘저 맞아요’ 했더니 사인 해달라고 하셨다.”

-8-동명이인 가수가 있다. 예명을 생각해 본적 없는지.

“왜 이름 안 바꿨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예명을 생각해보긴 했는데 바꾼다고 뭐가 더 좋고 나쁘고 그런 걸 잘 모르겠더라. 바꿨을 때 좋다 하는 확신이 들면 하겠는데 생각 해봐도 그런 확신이 들지 않는다. 한자로 ‘알 지’에 ‘공 훈’을 쓰는데 많이 배워서 공을 세운다는 좋은 뜻이다. 이름 따라 연기를 많이 배우고 자라서 큰 배우가 되길 희망한다.”

-예능 출연 생각은 없는지.

“연락 오면 하겠지만 대부분의 예능은 춤을 시키지 않나. 춤추는 걸 절대 못 할 것 같다. 생각만해도 주저앉을 것 같다. ‘나 혼자 산다’나 ‘아는 형님’을 재밌게 보고있다. 나가면 재밌게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

-앞으로 작품들을 통해 해보고 싶은 역이 있다면.

“다 하고 싶다. 연기는 가리지 않고 정말 다 해보고 싶다. 그래도 그중에 꼽으라면 로맨스가 있는 법정물을 해보고 싶다. 형사 역이나 사극도 해보고 싶다. 로맨스 있는 걸로.(웃음) 계속 브로맨스만 해서 서럽다. 20대 때 로맨스 해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하고 넘기게 됐다. 20대 연애 경험 잘 간직하고 있어서 30대 로맨스 하면 정말 잘 할 것 같다.”

-또 한번 악역은 어떤가.

“또 악역하자는 이야기 겁난다. 다른 것보다도 기계적으로 연기하게 될까봐. 작품이 좋으면 악역이어도 하고 싶다. 악역 다 똑같은 거 아니고 내가 다르게 잘 하면 되지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한편으로는 비슷한 악역이 나올 까봐 걱정이 된다.”

-데뷔 5년차다. 배우로서 목표는.

“개인적으로 배우라는 수식어는 남들이 불러줘야 진짜 배우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계속 배워가는 입장이고 당당히 배우라고 들을 수 있게끔 소처럼 정말 열심히 계속 하고 싶다.”

kwh073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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