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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던 수원의 봄’ 한국전력, 그래도 희망을 봤다

입력 : 2017-03-22 13:11:39 수정 : 2017-03-22 13: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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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수원에 날아든 봄바람은 향기만 남긴 채 너무 쉽게 떠나버렸다.

한국전력의 봄 배구가 단 두 경기 만에 막을 내렸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플레이오프 2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세트도 가져오지 못하고 무너졌다. 포스트시즌 전패의 수모를 또 겪었다. 결국 팀 역대 최고성적 타이기록인 3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스스로 무너졌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의 말이다. 무엇보다 승부처에서 쏟아지는 범실이 뼈아팠다. 한국전력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무려 24개의 범실을 범했다. 11개의 범실을 기록한 현대캐피탈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범실의 늪은 2차전에서도 계속됐다. 서브범실, 네트터치, 오버네트 등을 저지르며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 신 감독은 “우리에게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범실을 하지 말아야하는 순간 범실을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나아가 한국전력이 자랑하는 바로티-전광인-서재덕의 ‘삼각편대’도 힘을 잃었다. 특히 외인 바로티의 침묵이 치명적이었다. 바로티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0득점(공격성공률 33.33%), 2차전에서 10득점(29.63%)에 그쳤다. 정규리그에서 경기 당 평균 24.3득점(리그 3위)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한참 낮은 득점 지원이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철저한 전력 분석도 한 몫을 했다. 최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마친 뒤 “바로티의 경우 직선보다 크로스 공격이 약하다. 그래서 크로스는 수비로 막고 주코스인 직선만 블로킹했다”고 숨겨놓은 비책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래도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전력은 이번 시즌 비로소 약팀 이미지를 벗었다. 한국전력은 현존하는 프로배구단 가운데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지만, 정작 포스트시즌에 오른 것은 이번을 포함해 3번뿐이다. 반면 최하위를 기록한 것은 5번이나 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해 10월 열린 2016년 KOVO컵에서 프로대회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더니, V리그에서도 내내 상위권을 맴돌며 승승장구했다. 얇은 선수층, 잦은 풀세트 등의 악재 속에서 이뤄낸 귀한 성과다. 이번 시즌 배구팬들은 한국전력으로 인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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