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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서남원 매직' 지탱한 뿌리 '김해란 시프트'

입력 : 2017-03-22 05:30:00 수정 : 2017-03-22 10: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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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지난겨울 배구 코트를 스쳐간 순풍은 봄 배구의 서막과 함께 돌풍으로 돌아왔다. 인삼공사가 ‘서남원 매직’을 앞세워 무서운 기세로 플레이오프를 흔들고 있다.

인삼공사는 ‘0%의 기적’에 도전한다. 지난 2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치른 IBK기업은행과의 ‘NH농협 2016∼2017 프로배구 V리그’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55점을 쏟아낸 알레나 버그스마(27·미국)를 앞세워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지난 18일 1차전에서 패한 인삼공사는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3전2선승제의 PO에서 균형을 맞춰다. 이번 시즌까지 통산 13번의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1차전에 패한 뒤 2, 3차전을 승리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역사는 없다.

사실 인삼공사는 PO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적이다. 이들은 최근 두 시즌 동안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서남원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반전을 꾀했지만, 주축 선수들이 잇달아 은퇴를 선언하면서 불안감은 더 커졌다. 그러나 반강제적으로 체질개선에 나선 서 감독은 유연하게 대처했다. 세터 한수지를 센터와 라이트 포지션으로 돌리며 높이를 끌어올렸고, 잦은 부상으로 은퇴를 고민했던 세터 이재은의 마음을 붙잡았다. 특히 레프트에 최수빈 김진희 장영은, 그리고 신인 지민경을 두루 기용하며 20대 초반의 신예 선수를 발굴했다. 또 앞서 두 시즌 동안 외인 드래프트에서 낙방했던 알레나를 가능성만 보고 선발했다. 이러한 서 감독의 결단은 PO 진출이라는 성과로 다가왔다. 여전히 PO 흐름은 힘겨운 상황이지만, 기세만 본다면 0%의 기적도 이뤄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탱한 것이 바로 리베로 김해란(33)이다.

김해란은 PO2차전에서 ‘미친 존재감’을 선보였다. 상대 리셀-김희진-박정아로 이어지는 막강 공격라인의 거센 스파이크를 모두 걷어올렸다. 강타를 때리면 엔드라인 가까이서 디그를 성공시키더니, 페인팅을 시도하면 어느새 네트 바로 밑까지 달려와 손을 뻗는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에도 민첩한 움직임은 여전했고,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 패턴을 읽은 눈도 밝았다. 그의 디그 덕분에 알레나의 역공에 이은 폭격을 퍼부을 수 있었고, 그의 커버플레이 덕분에 김진희와 최수빈도 과감하게 공격에 가담할 수 있었다. 그의 수비력이 없었다면 인삼공사의 돌풍도, 서 감독의 매직도 존재할 수 없었다.

두 팀은 22일 화성경기종합타운에서 PO 최종전을 치른다. 김해란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인삼공사가 새 역사를 써내려갈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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