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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 황재균에게 좌익수 테스트가 갖는 의미

입력 : 2017-03-22 06:00:00 수정 : 2017-03-22 09: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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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의 잇단 외야수 출전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황재균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 렌치에서 열린 시카고와의 시범경기에서 7회 타석에 교체 투입됐다. 이날 받아든 성적표는 2타수 무안타, 하지만 방망이보다 더 주목해서 봐야될 부분은 수비 포지션이었다. 자신이 주로 나서던 3루수가 아닌 좌익수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황재균이 멀티포지션 시험대에 오르기 시작한 건 지난 18일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부터다. 당시 황재균은 8회초 대수비로 투입돼 좌측 외야를 지켰다. 자신을 향했던 타구는 단 하나, 무사 1,2루 상황에서 상대 타자 더스틴 가노가 친 뜬공을 파울라인 밖에서 무리 없이 잡아냈지만 희생플라이가 됐다.

이는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지난 시즌 주전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스를 제 자리로 돌려놓으면서부터 생긴 변화다. 누네즈는 내야와 외야를 아우를 수 있는 자원으로, 코너 외야를 보강하기 위해 2017시즌 좌익수 변신을 준비했다. 어떻게든 경우의 수를 만들어 선수단 활용폭을 넓히고자 하는 복안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뜻대로 되지 않은 모습이다. 보치 감독은 “건강하기만 하다면 주전 3루수는 누네즈다”라며 2017시즌 핫코너를 못박았다.

이후 시범경기 운용으로 보여지는 황재균의 입지는 좁아진 상황, 물론 3루 수비력에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도전자’의 입장에서 치르는 스프링캠프인만큼, 좌익수로라도 경기에 내보내보려 한다는 건 좋은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더 크다. 어떻게든 공존시킬 방안을 궁리하고 있든, 향후 멀티포지션 자원으로 키울 생각을 갖고 있든 감독의 구상 안에 포함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주전부터 백업까지 두터운 3루수 뎁스를 자랑하는 샌프란시스코라고 해도, 시범경기 타율 0.313 3홈런 8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는 황재균은 그냥 두기에는 아까운 방망이 자원이다.

이러나저러나 지금이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인 건 확실하다.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멀티 포지션 능력을 증명한다면 벤치에라도 남을 수 있겠지만, 외야수로서 영 아니란 판단이 내려진다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애초에 미국행 비행기를 탔을 때부터 황재균은 3루, 1루를 비롯해 외야수 글러브까지 챙겨오며 멀티포지션에 대한 대비를 시작했다.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제 황재균은 25인 로스터를 향한 진짜 시험대에 섰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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