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정(28·KB국민은행)에게 향긋한 ‘리더의 향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국민은행은 20일 현재 13승18패로 단독 3위를 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번 시즌 초반만 해도 변연하 은퇴에 따른 리더 부재가 약점으로 떠오르며 최하위에 머물렀던 국민은행은 2월 들어 6경기 5승1패의 상승세를 타며 수직상승했다. 물론 신인 박지수(19)의 가세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지만, 이면의 핵심에는 새 리더 강아정이 있다.
그는 이번 시즌 전 경기(30경기)에 출전해 평균 38분34초를 뛰면서 경기당 평균 13.3점, 3.0도움, 4.6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이대로 시즌을 마친다면 득점과 도움에서는 커리어하이를 기록한다. 기록만큼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리더십에 있다. 최하위로 떨어졌던 국민은행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그가 팀의 중심을 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근 스포츠월드와 만난 강아정은 “솔직히 부담이 컸다. 경기에 들어가면 3점슛 몇 개, 몇 득점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다. 연하 언니 역할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넋 놓고 ‘연하 언니가 있었더라면…’이라는 생각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러다 보니 팀은 꼴찌를 하고 있더라. 연하 언니랑 함께 뛰면서 꼴찌를 경험한 적이 없는데, 충격이었다”고 고백했다. 그 역시 처음에는 대형 신인 박지수가 합류하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수가 합류했는데도 계속 꼴찌를 하고 있더라”고 고개를 숙였다.
‘변연하 그늘’에 있던 그를 깨운 것은 동생들이었다. 그는 “꼴찌인데 (심)성영이부터 (박)지수까지 동생들 모두가 승리를 위해 안간힘을 쓰더라. 그 모습을 보는데 나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언제까지 연하언니만 생각하고 있으면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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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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