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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없앤 넷마블… 업계 분위기 바뀌나

입력 : 2017-02-13 19:38:38 수정 : 2017-02-13 19: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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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G 초과 근무시 탄력근무제 도입
퇴근 후 메신저 업무 지시도 사라질 듯
과한 업무로 업계에 인명사고 나 ‘자성’
타기업들 근무환경 변화 동참할지 주목
[김수길 기자] 야근과 주말 근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게임 업계에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바른정당 대권주자인 유승민 의원 등이 이른바 칼퇴근법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가운데, 선발 기업 넷마블게임즈가 사실상 야근과 주말 근무를 없애고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면서 열기가 업계로 번져갈지 이목이 쏠린다. 넷마블게임즈가 지난해 1조 5061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업계 최상급 기업으로서 영향력이 큰 만큼, 후순위 업체들도 동참할 개연성도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이달 초 열린 넷마블컴퍼니(넷마블게임즈 및 계열사 전체) 2월 정례 경영포럼(넷마블컴퍼니 경영진 협의체)을 통해 그 동안 각 사별로 진행하던 근무 문화 개선 실적이 미흡하다고 자체 평가하고 총괄할 수 있는 각론을 발표했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24시간 서비스하는 온라인 게임업의 특성과 개발자 중심으로 근무하는 전문가 집단에 최적화된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컴퍼니 전체에 의무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우선, 야근과 주말 근무를 금지하고 특별한 일과로 인한 초과 근무에는 탄력근무제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대체 휴가와 근무 시간 조정도 수반된다. 또한 퇴근 후 메신저로 업무 지시하는 일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면이 아닌 메신저로 지시하더라도 느끼는 부담감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종합병원 건강검진 대상을 전 직원으로 확대 시행해 업무와 연계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건강 악화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사내 구성원들의 건강 상태를 좀더 면밀하게 검진할 수 있도록 종합병원의 종합건강검진으로 상향한다.

회사 측은 이 같은 근무 문화 개선안을 넷마블컴퍼니 전체에 즉시 반영하기로 했고, 매월 넷마블컴퍼니 정례 경영포럼에서 시행 결과를 점검하고 보완할 계획이다. 권영식 대표는 “대대적인 인력확충으로 일하는 문화 개선에도 힘썼지만 회사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개선효과가 미흡한 부분이 있었고, 인수한 소규모 개발사에서 개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면서 “1년간 조직 문화와 근무 환경을 면밀히 진단했고 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넷마블게임즈 경영진은 지난 10년간 갖은 파고를 경험하면서 임직원들의 기여가 주효했다고 보고, 본격적인 성과 공유의 차원이라고 이를 설명한다. 실제 넷마블게임즈는 2011년 경영 위기에 직면하면서 존폐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당시 방준혁 현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투자를 모색하면서 동시에 경영에 다시 참여해 존폐의 갈림길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임직원들이 일치단결한 덕분에 2014년 말 무렵 안정적 경영 환경을 구축하게 됐다.

현재 넷마블컴퍼니의 연봉 수준은 업계 상위권에 도달했고 증시 상장을 염두에 두면서 2015년과 2016년 2년 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발행해 회사의 결실을 나누는 등 처우 개선에 필요한 실마리를 찾아왔다. 권 대표는 “이번 결정으로 넷마블컴퍼니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배가하고 뛰어난 인재를 적극 영입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게임 업종은 24시간 동안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특성상 운영 장애나 정기 점검, 업데이트 등이 수시로 속출한다. 상당수 게임 기업들이 입주한 경기도 판교의 경우 심야에도 건물 전체에 불이 켜진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야근에 대한 인식이 다소 유연했으나, 근래 들어 업무 연장으로 인한 불필요한 인명 사고가 나면서 일각에서는 자성하고 환기하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 배급사 임원은 “넷마블게임즈가 첫 신호탄을 쏘면서 철야 근무를 당연하게 여긴 게임 업계 전체에 걸쳐 근무 환경이 다소 달라질 것”이라며 “어쩌면 아무렇지 않은 듯 묵인했으나 결론적으로 부작용이 커져버린 만큼 한번 되짚어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망설이는 의견도 있다. 넷마블게임즈가 새롭게 인수했던 소규모 개발사와 동일 선상에서 업계에서 절대 다수에 속하는 군소 제작사는 근무 환경의 질을 따질 여력이 없는데다, 콘텐츠 개발자 각자의 개성에 맞게 능동적인 야근도 잦아서다. 중견 개발사 대표는 “개발에 몰입하다보면 시간 가는줄 모르기 십상”이라면서 “강제로 야근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면 오히려 개발 분위기를 이어가는데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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