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겨울이면 더 심해지는 계절성 우울증

입력 : 2017-01-31 04:50:00 수정 : 2017-01-30 18:33:02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조원익 기자] 40대 중반의 주부 박 모씨는 만사가 귀찮고 피로감이 심한 증상을 호소했다. 지난 일 년간 고3 딸을 수발하느라고 힘들었지만, 다행히 딸이 대학에 합격해 한숨 돌릴 만한데 식욕도 떨어지고 소화도 안되며, 자꾸만 짜증이 나고 잠만 자곤 했다. 피로를 일으킬 만한 질병이 있는지 진찰과 몇 가지 검사를 했지만 모두 정상이었다. 최종 우울증 진단으로 약물치료를 받게 됐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높은 청년실업률과 경기침체 등으로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는 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우울증을 앓게 되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10%는 일생 동안 한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다. 즉 10명 중 한 명은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우울증 증상은 겨울철이면 더 심해진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증상이 악화되는 우울증을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특히 겨울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서 겨울철 우울증이라고도 한다.

◆생활리듬을 조절하는 생물학적 시계

우리의 뇌에는 ‘생물학적 시계’가 존재하며, 우리의 생활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생물학적 시계는 계절에 반응하는데, 특히 하루 중 낮의 길이 변화에 따라 반응하게 된다.

강남 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호석 교수는 “겨울철 우울증은 햇빛의 양과 일조시간의 부족이 에너지 부족과 활동량 저하, 슬픔, 과식, 과수면을 일으키는 생화학적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뇌의 생물학적 시계는 외부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계절성 우울증 환자는 환경의 변화에 적합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다”고 말했다.

우울증은 본래 무기력감을 느끼는 것이 특징이다. 기분이 우울해지고 원기가 없으며 쉽게 피로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 의욕 상실 증세를 보이는 것은 일반 우울증과 똑같다. 그러나 식욕 저하를 동반하는 일반 우울증과 달리 계절성 우울증의 경우에는 많이 먹고 단 음식과 당분을 찾는다. 일반적인 우울증 환자는 불면증을 겪지만 계절적 우울증 환자는 잠에 관여하는 멜라토닌이 증가하기 때문에 잠이 너무 많이 와서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지내는 경우가 많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일반인 중 약 15%가 겨울철이 되면 다소 기분이 울적해짐을 경험하고, 2~3%는 계절성 우울증이 발생하게 된다. 비교적 겨울철 일조량이 적은 북반구 국가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낮에 햇빛을 쬘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순환근무자들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햇빛을 받으며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치료는 매일 일정한 기간 동안 강한 광선에 노출시키는 광선요법이나 항우울제 투여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다소의 우울감을 경험하는 경우 낮 동안에 밖에서 활동을 늘리고 주위 환경을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바꿔주는 것이 좋다. 서호석 교수는 “적어도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쬐면 비타민D가 생성돼 뇌 속의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아침에 일어나 방 안의 불빛을 아주 밝게 하는 것이 좋고 낮 동안에는 커튼을 걷고 의자 배치는 눈이 창문 쪽을 향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잠을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자는 습관을 들이고 균형적인 식생활에 신경을 써야 한다. 비타민제 복용이나 하루 8잔 정도의 수분 섭취를 통해 몸의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것도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평소보다 야외활동을 늘리거나 걷기, 조깅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낮 시간에 실외에서 운동을 하면 햇빛을 쬐는 효과까지 동시에 얻을 수 있다. 그래도 우울한 마음이 들 때는 감정을 표현하고 분출하는 것이 좋다. 무기력한 증상이 2주 이상 나아지지 않으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wick@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