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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안에서 곪고 밖에서 휘둘리고

입력 : 2017-01-20 05:30:00 수정 : 2017-01-19 13: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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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한국 축구가 안에서는 곪고, 밖에서는 휘둘리고 있다.

한국 축구가 발칵 뒤집혔다. 지난 18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전북 현대가 201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박탈당했다”며 “AFC 독립기구인 ‘출전 관리 기구(Entry Control Body)'에서 올 시즌 전북의 ACL 출전권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전북 소속 스카우트가 2013년 심판에 돈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고, 법원에서 유죄로 판결이 난 것이 화근이었다. 이에 전북 측은 19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제소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지만, 불참 결정은 번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CAS 제소 절차는 최소 2개월 이상이 걸린다. 2월 초면 ACL 일정을 시작한다.

아시아 정상에 오른 전북의 ACL 출전 불가라는 충격적인 징계는 한국 축구의 약해진 외교력을 방증했다. 사실 2017시즌 ACL 조추첨을 진행하기 전까지 그 누구도 전북의 출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추첨 이후 전북과 한 조에 속한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가 규정 11조 8항(승부 조작의 범죄가 확인된 어떤 클럽이든 자동으로 1년간 대회 출전을 금지한다)를 근거로 이의를 제기했고, 그들의 작은 날갯짓은 거센 폭풍우로 다가왔다.

애들레이드가 이의를 제기한 직후 전북 구단이 법률사무소와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법률팀의 도움을 통해 대비한 것과 달리 연맹 측에서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달려들지 않았다. 외교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 더 아쉬웠다. ACL 조별리그를 동·서 아시아로 나누는 등, 수면 아래에서 중동 클럽의 강세를 유도한 AFC 입장에서도 마다할 리 없다. 2016 ACL 결승에서도 중동 클럽인 알아흘리(UEA)는 전북에 패했다. AFC는 전북 측이 재촉하고 있는 ‘이유부결정문’ 발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답답한 현실이다.

이보다 앞서 연맹의 솜방망이 처벌도 아쉬운 부분이다. 연맹은 당시 전북에 승점 9점 삭감과 1억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이를 두고 한국 축구의 근간을 흔든 ‘심판 매수’에 대한 징계 수위가 낮다는 비판을 받았다. AFC 역시 이를 예의주시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최근 연맹 총재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던 신문선 명지대 교수 역시 “심판 매수에 관대한 프로축구가 어떻게 가치를 키울 수 있느냐”고 쓴소리를 남겼다. 결과론이지만, 연맹이 당시 결단을 내렸다면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의문이 생긴다.

연맹은 최근 제11대 총재직을 두고 진통을 앓고 있다. 안에서는 곪고, 밖에서는 휘둘리는 한국 축구의 현실이다.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애꿎은 선수들만 눈물을 흘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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