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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8 07:00:00, 수정 2017-01-18 09:18:34

[권영준의 독한 S다이어리] 프로축구 총재 선출과 한국 축구의 '시대유감'

  • 한국 축구의 ‘시대유감(時代遺憾)’이다.

    한국 축구는 2017년 기회와 변화의 시간을 마주하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라는 지구촌 최대 축구 축제로 향하는 길목에 서 있고,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라는 FIFA 주관 4대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있다. 두 가지 모두 한국 축구 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한국 축구의 근간인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의 수장을 선출하는 일이다.

    연맹은 지난 16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11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를 진행했다. 신문선 명지대 기록전문대학원 교수가 단독 후보로 출마했지만, 대의원 23명 가운데 찬성 5표를 득표하는데 그쳐 낙선했다. 재정확보 능력이 승패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인 복안 없었다면 출마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이 있다”고 외쳤으나, 대의원을 설득하지 못했다. 경기인 출신인 신 교수의 스폰서 영입 능력에 물음표가 달렸다.

    문제는 선거 이후 드러났다.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신 교수는 고배를 마신 뒤 “등록도 하지 않은 후보와 겨루는 희한한 싸움이었다”며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대기업 임원인 권오갑 현 총재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불법 선거 운동이 있었다”고 꼬집으며 “권 총재가 4년간 150억원을 내겠다고 대의원에게 얘기했다. 대의원들이 직접 증언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연맹 측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이날 스포츠월드와의 통화에서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명확하게 정리해서 연맹 측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선거 과정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K리그의 현주소가 드러난다. 한국 축구의 뿌리와 근간이라고 외치는 K리그가 현실적으로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축구계 어르신이라고 불리는 이들 중 누구 하나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총재직에 도전하지 않았다. 기업인 역시 발을 빼기 바쁘다. K리그에 몸담고 있는 기업 구단의 모기업 현대, 삼성, GS, SK 등의 총수들도 K리그는 그저 ‘공놀이’에 불과한 모양새이다.

    모두가 미루고 미루는 총재 자리를 두고 신 교수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그 안에서 파벌 싸움의 흐름이 그대로 드러났다. 신 교수는 자신을 야당이라고 칭하며 “일부 특정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한국 축구의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변화가 없이는 발전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선거 결과는 대부분이 특정 대기업이 리더가 되길 바라는 모양새이다. 가타부타를 떠나 한국 축구는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으면 힘든 상황이 됐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탄식이 나온다. 시대유감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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