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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없는 4주, 오리온이 펼치는 '잇몸농구'

입력 : 2017-01-16 06:00:00 수정 : 2017-01-15 1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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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이겨도 기쁘지가 않다.”

지난 12일 승장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어두운 표정으로 인터뷰실로 들어섰다. 전자랜드와의 접전 끝에 승리를 차지하며 2연승을 달렸지만, 추 감독의 머릿 속을 지배하는 건 오직 이승현의 부상 뿐이었다. 추 감독은 “지난해 중국에서 다쳤던 부위라고 한다. 떨어질 때 ‘딱’ 소리가 났다고 하더라. 상태가 안좋은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결국 추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다음날 병원으로 향한 이승현은 왼쪽 발목 손상으로 ‘4주 결장’ 진단을 받았다. 4라운드 들어 상위권 싸움이 더 치열하게 펼쳐지는 상황, 부상에서 돌아온 헤인즈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어보려던 오리온으로서는 맥이 풀리는 악재다. 특히 상대 빅맨을 상대해야 하는 골밑에서 이승현이 효과적인 수비를 해온 만큼, 그의 이탈은 팀 전력의 한 축이 무너지는 셈이었다.

하지만 오리온의 ‘잇몸농구’가 반전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승현 이탈 후 첫 경기였던 지난 14일 오리온은 리그 선두 삼성을 상대로 원정경기에서 승리하며 3연승을 이어갔다. 전반전까지는 이승현의 매치업 상대인 김준일에게 밀리며 무너지는듯 했지만, 후반전 바셋의 패스가 살아나고 허일영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득점에 활로를 찾았다. 거기다 장신 포워드 장재석이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효과적으로 막으며 수비도 안정화됐다. 이승현 없는 오리온의 좋은 예가 된 경기였다.

사실 오리온의 토종 빅맨진의 무게감은 여전히 남다르다. 이승현의 존재감이 워낙 독보적이긴 하지만, 장재석을 비롯해 최진수, 문태종 등 앞서 헤인즈의 공백을 잘 매워줬던 자원들 또한 여럿이다. 이 선수들의 활용도를 높여 2월 중순까지만 효과적인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다면 여전히 오리온에게도 승산이 있다.

오히려 이승현의 이탈이 다른 선수들에게는 각성제가 된 모습이다. “팀내 장신 자원인 내가 분발해야 한다”는 장재석과 “기다린다고 생각하지 않겠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겠다”는 허일영 모두 각자의 각오를 앞세웠다. “우리는 한 두명에 좌지우지 되는 팀이 아니다”라는 추 감독의 자부심 역시 오리온의 독한 잇몸농구를 예고하고 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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