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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감독님 화 좀 내세요” 현대캐피탈의 의미있는 절규

입력 : 2017-01-13 06:00:00 수정 : 2017-01-13 09: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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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감독님, 소리도 지르고 화도 내세요. 제발.”

지난 11일 밤. 3000여 명의 관중이 빠져나간 적막한 장충체육관에는 깊은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 바로 원정팀 현대캐피탈의 프런트였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우리카드를 상대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앞서 이번 시즌 3차례 맞붙어 전승을 거두며 유독 우리카드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현대캐피탈의 패배는 충격이었다. 그런데 프런트의 한숨은 이날 승패 때문이 아니었다. 바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이날 경기 후 “물론 패배는 아쉽다. 하지만 배구를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 그리고 여전히 선두 경쟁을 하고 있고, 우리 코칭스태프와 선수를 믿고 있다”며 “다만 걱정은 최 감독님의 스트레스이다. 소리도 좀 지르고, 화도 좀 내셨으면 좋겠다. 경기 중에 스트레스가 엄청날 텐데, 그걸 꾹 참으신다. 누구에게 하소연도 하지 못하신 텐데,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두 경쟁은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4라운드 남은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런데 우려했던 부분이 터졌다. 코트에서 팀을 운용해야할 세터 노재욱의 허리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여기에 최근 외인 톤이 부진에 빠졌다. 믿었던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팀 전체 경기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최 감독의 답답함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감독님을 모시면서 큰 소리로 선수를 질타하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감독님도 사람인데 스트레스를 안 받겠는가”라며 “고민이 깊어지시면 잠도 안 주무신다. 스트레스 때문인 것도 있지만, 다음 경기 준비에 몰두하신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공기 좋고, 가슴이 탁 트이는 곳에 보내드리고 싶을 정도”라고 걱정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최태웅 감독이 지휘봉을 잡자마자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최 감독 포함 코칭스태프, 선수단, 그리고 프런트의 삼위일체가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신인 이시우와 허수봉은 “팀에 합류해서 가장 많이 들은 소리가 ‘눈치보지 말고 배구 하자’였다. 그만큼 자유롭게 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전한 바 있다. 최 감독의 인내와 포용력, 그리고 지도력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올 시즌 최대 위기에 빠진 현대캐피탈이 여전히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유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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