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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04 06:01:00, 수정 2017-01-05 10:18:56

[SW인터뷰②] 봉중근이 생각하는 은퇴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

  • [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뒤늦게 찾아온 첫 FA(자유계약선수) 기회, 봉중근(37)은 ‘2년 총액 15억원’이라는 다소 아쉬운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통산 성적은 321경기 55승46패 2홀드 109세이브 평균자책점 3.41. 하지만 2016시즌은 19경기 등판해 36⅓이닝 동안 1승 2홀드 방어율 4.95에 그쳤다. 전성기를 지난 30대 후반의 나이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봉중근 역시 세월을 부정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한 뒤 LG의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선수생활의 황금기를 보냈고 국가대표로 나서 국제대회 우승까지 맛봤다. 하지만 어느덧 프로 데뷔 21년차, 점점 좁아지는 노장의 입지를 온몸으로 느끼며 이제는 선수 생활 그 이후까지 떠올리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FA 협상이 길어졌다.

    “나이가 죄다(웃음). 요새는 리빌딩이 대세인데 내가 벌써 서른 여덟이나 되지 않았나. 계약을 마치고 나서 후배들에게 ‘축하한다’는 말 보다는 ‘존경한다’는 말을 더 많이 들었다. ‘선배님 나이에 제가 FA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는데 한편으로는 그런 말들이 고맙고 뿌듯하더라. 그 나잇대에는 선배들의 고통을 잘 모르지 않나. 나도 잘 몰랐어서 후회되는 부분이 많은데 요즘 후배들은 성장이 참 빠른 것 같다. (이)병규 형부터 해서 어린 선수들도 자기가 고참이 됐을 때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았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1~2년 사이에 LG에서 나이 먹으면 서럽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인정해야 한다. (박)용택이 형처럼만 해도 리빌딩을 신경 쓸 필요 없다. 내가 잘못한 거다. (정)성훈이와 (이)진영이와도 같은 얘기를 한다. 우리가 잘했으면 되는데… 솔직히 속상하다. 그래도 나는 있던 팀에 머무르는 게 복받은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 생활의 끝을 생각하고 있나.

    “2년 계약을 했지만 잘해서 1년 더 계약하고 싶은 것은 선수라면 당연히 갖는 욕심이다. 길어야 3년이다. 야구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할지도 생각을 하게 된다.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은퇴를 하면 어떤 일을 하고 싶나.

    “감독을 하는 게 꿈이다. 이제 먼 미래는 아닌 것 같다(웃음). 미국 야구도 겪어봤고, 캠프에서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나름의 시스템도 가지고 있다. 지식과 리더십을 잘 녹여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목표가 있다면 구단과 트러블도 없어야 하고, 선수들과 교류하며 신뢰도 쌓아야 한다. 봉중근이라는 이름을 떠올렸을 때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가 나와야 한다. 야구만 잘한다고 해서 감독이나 코치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한 팀에 10년 이상 있으면서 큰 도움이 됐던 선수로 기억에 남는 게 제일 좋지 않을까. 이상훈 코치님이나 정상흠, 김용수 선배님들 같은 대열에 설 수 있게 된다면 후배들한테 보여줄 수 있는 자랑거리가 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필수다. 정말 믿음을 주는 선배냐 아니면 야구만 잘하는 선배냐는 천지 차이다. 투수 뿐만 아니라 야수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원정가서 후배들 밥도 계속 사주고 싶다. 이게 대부분 선배들이 원하는 삶이다.”

    -은퇴하기 전에 우승 한 번 해야지 않겠나.

    “그렇게 된다면 정말 최고다. 구단에서도 이 부분에 도전하는 것 같다. 처음으로 (차)우찬이도 큰 돈 들여 데리고 오지 않았나. 이왕이면 2년 안에 우승 한 번 했으면 좋겠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아직도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

    “설날, 추석,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에는 더 많이 그립다. 작년에 야구를 잘 못했을 때도 아버지께 죄송한 마음이었다. 하늘에서 보고 계셨을텐데… 선배들이 흔히 말하는 ‘박수칠 때 떠난다는 것’을 보여드리면 아버지도 기뻐하지 않을까. 팬들에게 환호 받으며 마무리하고 싶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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