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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이모부터 막내까지… 도로공사 ‘눈물로 쓴 드라마’

입력 : 2016-12-12 14:00:00 수정 : 2016-12-12 11: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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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이모’ 정대영(35)이 두 손을 꼭 모아 눈을 감았다. ‘막내’ 하효림(18)도 두 손을 꼭 모았다. 도로공사는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그렇게 눈물로 드라마를 써냈다.

프로배구 도로공사의 꽉 막힌 교통체증은 풀릴 줄 몰랐다. 창단 이후 최다 연패인 9연패를 내리 당했다.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22)을 향한 ‘따돌림 논란’ 이후 곤두박질 친 팀 분위기를 되돌릴 방법이 없었다. 선수단은 “오해이다. 선수단 모두 사이가 좋다”고 설명했지만, 믿어주지 않는 싸늘한 시선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 지난 11일 화성체육관에서 치른 IBK기업은행전은 배수진이었다.

모두가 단단한 각오로 나섰지만, 올 시즌 흥국생명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IBK기업은행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간절함으로 배구공을 향해 달려갔지만, 승리의 여신을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4세트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결국 5세트에 접어들었다. 올 시즌 경기에서 앞서가다가도 갑작스런 난조에 자멸했던 도로공사는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갔다.

이때 모두의 눈물을 왈칵 쏟게 한 장면이 포착됐다. 도로공사가 11-8로 근소한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배유나가 시간차 공격을 성공시켰다. 이 순간 벤치에 앉아있던 정대영은 두 손을 꼭 모아 승리의 기도를 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듯했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 모습 자체만으로 간절함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 순간 웜업존에 있던 막내 세터 하효림도 두 손을 모았다. 원곡고 졸업반인 세터 하효림은 올 시즌 원포인트 서버로 단 한차례 무대를 밟았을 뿐이지만, 이 순간만큼 간절한 마음은 주축 멤버와 다를 것이 없었다.

사실 팀의 맏언니 이효희(36)와 정대영은 신인 하효림에게 이모뻘이다. 이효희는 하효림이 태어난 1998년 인삼공사에 입단하며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정대영 역시 1999년 현대건설에 입단했다. 하지만 이날 코트에서만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모두가 ‘한마음 한 뜻’이었다. 이들의 간절함은 결국 승리로 이어졌다. 배유나(22점)를 중심으로 전새얀(21점), 고예림(19점), 정대영(14점), 케네디 브라이언(11점)까지 5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경기가 끝나자 이들은 다함께 부둥켜 안고 눈물을 터트렸다.

위기는 어느 팀이나 겪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렸다. 도로공사는 조금 더 오래 걸렸고, 조금 더 돌아왔다. 하지만 그만큼 팀은 단단해지고 있다. 그렇게 ‘팀’이 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정대영(왼쪽)와 하효림 / 사진 = SBS스포츠 중계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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