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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 S다이어리] 삼성이여, 그라운드에 가득 찬 눈물 봤다면 투자하야

입력 : 2016-12-05 05:30:00 수정 : 2016-12-04 15: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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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수원 삼성의 축구협회(FA)컵 우승이 확정된 순간, 그라운드는 눈물 바다로 변했다. 환희와 서러움이 뒤엉켜 서로 감싸안았다.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의 수원 삼성의 2016시즌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몰락’이었다. 적어도 FA컵 결승전이 열리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날개 꺾인 파랑새는 추락 속에서 재도약을 꿈꿨다. 그리고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FC서울과의 FA컵 결승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9(3-3)로 승리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올 시즌 내내 부진을 거듭하고 고개를 숙여야 했던 수원 삼성이 FA컵을 통해 재도약의 희망을 남기며 날아올랐다.

이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우승을 기점으로 그라운드에서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는 모두의 아우성을 귀담아 들어야할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모기업 제일기획과 삼성 그룹이다.

삼성가(家)는 한국 스포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러나 최근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최근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 정경유착의 중심에 바로 삼성그룹이 있다. 삼성은 지난 2014년부터 ‘스포츠 마케팅 효율성 극대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프로스포츠단 모기업 이관 작업을 시작했고, 이어 지난해 4월 축구단 수원삼성을 필두로 배구, 농구단의 모기업을 제일기획으로 옮겼다. 그리고 올해 1월 삼성 라이온즈 야구단마저 이관했다.

문제는 제일기획으로 모기업을 이관하면서 자생력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지원 축소에 나섰다. 고액의 연봉자는 과감하게 정리했고, 우수 선수 영입에는 미적지근 했다. 정성룡은 이적료 20억원을 받고 일본으로 이적시켰고, 염기훈은 연봉 삭감을 감수하며 가까스로 재계약을 맺었다. 특히 외국인 선수의 연봉을 맞추지 못해 우수한 자원 영입에 잇달아 실패했다. 성적 추락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이 모든 힘겨움과 아픔은 축구를 업으로 살아가는 프런트와 서정원 감독, 선수단, 팬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이 가운데 삼성그룹은 비덱스포츠, 고가의 말 구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에 약 100억원의 금액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스포츠단을 모두 이관시킨 제일기획을 프랑스의 마케팅 기업 퍼블리시스를 통째로 매각하려고 시도했던 사실과 맞물려 ‘스포츠단 경영 포기’ 논란까지 일어났다. ‘스포츠마케팅 효율성 극대화’는 그저 허울뿐인 전시행정이었고, 스포츠팬을 기만한 채 그룹의 실속 챙기기였다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

축구 응원 구호 중에 “그따위로 축구 하려면∼ 나가 뒤져라, 나가 뒤져라”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이 현재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 삼성그룹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스포츠 팬을 기만한 삼성이 잘못을 뉘우치기 위해서는 스포츠단에 대한 진심 어린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절대 안 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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