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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 심해지고, 월경주기 불규칙? '다낭성 난소증후군' 의심해야

입력 : 2016-11-18 04:40:00 수정 : 2016-11-17 18: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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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익 기자] 가임여성 중 초경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특별한 원인이 없이 살이 찌거나, 체모가 과도하게 나는 듯 하다면 ‘다낭성 난소증후군’(Poly Cystic Ovarian Syndrome)을 의심해볼 수 있다.

난소의 크기가 약간 커지면서 작은 난포들이 염주 알처럼 박힌 모양을 띠며 배란장애를 일으킨다. 발병률이 꽤 높아 젊은 가임 여성의 8~10%에서 발견된다. 정상 생리를 하는 여성은 생리주기마다 8~10개 난포 중 한 개만 성숙한 난자로 성장하는데,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여러 개의 난포가 동시 다발적으로 자라나 미성숙 난포 상태를 유지한다. 이로 인해 불규칙한 생리, 여드름, 불임 및 비만과 남성호르몬의 증가로 인해 드물게는 남성형 체모증 등의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신용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원인은 ‘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처럼 명확하지 않다”며 “난소의 호르몬 불균형이나 조절장애, 유전 및 환경적 인자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환은 초음파검사 등 정밀검사 없이는 발견하기 어렵다. 대개 증상 자체를 의심하지 않고 산부인과 정기검진 등을 받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이 질환의 가장 흔한 증상이 ‘배란장애’다. 환자의 60~85%에서 관찰되며 희발배란, 무배란으로 인한 희발 월경·무월경이 흔하다. 약 30%에서는 기능성 자궁출혈을 보이며, 간혹 월경주기가 규칙적이긴 하지만 25일 이내로 비정상적으로 빠른 ‘빈발월경’이 나타난다. 이같은 증상은 사춘기 때 시작돼 평생 지속될 수 있다.

고안드로겐혈증으로 인해 다모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안드로겐혈증은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이 과도한 상태로 다모증, 여드름, 남성형 탈모 등을 동반한다. 다모증은 여성에게 남자처럼 굵고 뻣뻣한 털이 자라는 것으로 인종에 따라 발생률 차이가 있다. 신 원장은 “동양인은 백인에 비해 이같은 현상이 적게 나타난다”며 “미국인 환자의 경우 70%에서 다모증이 관찰되지만, 일본 지역에서는 10~20% 정도에서만 다모증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여드름이 심하다고 무조건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의심할 수는 없다. 보통 △피부과 치료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호전이 없는 경우 △만 9세 이전에 여드름이 발생한 경우 △10대 초기에 심한 낭포성 여드름이 생기는 경우 △10대 후반~20대 이후에도 여드름이 지속되는 경우 호르몬검사를 고려해볼 수 있다.

비만도 특징적 소견 중 하나다. 환자의 50%에서 비만이 관찰되지만 비만 발생률은 인종에 따라 차이가 크고, 동양인의 경우 비만 빈도가 높지 않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배란장애를 유발해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에게 독이 될 수 있어 6개월 이상 무월경이 발생하면 반드시 치료받는 게 좋다. 이뿐만 아니라 의외로 많은 질환들과 연관이 깊어 임신 계획이 없더라도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신용덕 원장은 “다낭성 난소증후군 여성에서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3~7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특히 다낭성 난소이면서 무배란인 여성과 제2형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비만한 여성은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는 대사증후군의 발생 빈도가 정상인에 비해 11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많은 연구자들은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대사증후군의 전단계로 보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대사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인슐린 저항성, 이상지질 혈증, 비만 등으로 다낭성 난소증후군에서 흔히 나타나는 것들이다.

여성암의 위험도 높아진다. 만성 무배란 및 무월경 상태가 지속되면 자궁내막증식증 및 자궁내막암의 발생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다. 자궁내막암 발생률은 3배 정도 증가하며, 폐경 후 유방암 발생률도 3~4배 높아진다. 조기진단을 위한 자궁내막검사를 고려하는데 환자의 나이, 무배란 기간 등을 참고해 결정한다.

신용덕 원장은 “다낭성 난소증후군 치료는 ‘완치의 개념’이 아니고, 질환의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없다”며 “꾸준히 관리해줘야 하며 환자의 상태 등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 및 수술적 치료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한 사람은 무엇보다도 체중 감량에 나서야 한다”며 “체중의 2~5%만 줄여도 대사와 생식기능이 크게 호전된다”고 조언했다.

과체중이 문제가 아니거나, 살을 뺐는데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내과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흔히 처방되는 게 ‘경구피임약’이다. 약물이 혈중 호르몬 이상을 교정하고 여드름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어 처방시 약 50~70% 정도에서 호전된다. 또 자궁내막암을 예방하는 부수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wi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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