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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어렵다고? '특별 서버' 있잖아

입력 : 2016-10-03 13:22:51 수정 : 2016-10-03 13: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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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젠·플레이위드·NC 등 MMORPG ‘맞춤형 서버’ 주목
‘뮤’ 최대 600레벨… 캐릭터 무한생성·아이템 획득률↑
경험치 증가·각종 확률 상승·주당 40시간까지 플레이
유저 PVP·전투에 초점·최대 82레벨… 캐릭터 슬롯 3개
[김수길 기자]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부동산 시장이 활황인 서울 강남권으로 진입하려는 한 게임인(人) 가족이 있었다. 예상을 상회하는 시세 탓에 진입에 엄두를 못내는 상황에 눈에 차는 곳을 찾으니 교통 편이 썩 내키지 않는다. 그렇다고 역세권을 넘보니 두 배가 넘는 비용을 치러야 했다. 이 무렵 경기도 판교에 새로운 분양 단지가 생기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쾌적한 주거환경에 구미가 당겼다. 때마침 자신의 회사를 비롯해 상당수 게임 기업들이 이곳으로 사옥을 옮긴다고 하니 미리 찜해놓으면 출·퇴근부터 편리해질 듯하다. 강남에서 누리지 못했던 혜택을 판교에서 얻어보자는 생각에 이사를 결심했고, 수 년 뒤 아파트 값은 몇 배가 뛰었다. 강남이 부럽지 않게 된 셈이다.

게임 콘텐츠를 만나기 직전 택해야 하는 서버를 놓고 한바탕 특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버는 게임 플레이에 앞서 고르는 일종의 활동 무대이자 주거지다. 콘텐츠 소비자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서버를 골라 분신 격인 캐릭터를 키우고 정해진 룰에 따라 임무를 수행한다. 이렇게 되면 이용자들은 각자에 맞게 계급이나 등급이 생기고, 개성에 맞게 캐릭터를 꾸미면서 얼굴도 알린다.

한편으로 저등급 이용자는 고수들로 북적거리는 서버에서는 맥을 못추지만, 비슷한 이들이 모이는 곳에서라면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다. 일례로 평소 수시로 게임 접속이 사실상 힘든 직장인들은 하루 종일 게임에 몰두하는 이들과 비교해 등급이 뒤처질 수밖에 없지만, 어느 서버에서는 접근 시간에 제한을 두기 때문에 경쟁력 면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턱 없이 비싼 강남을 고집하느니, 실용적인 판교를 택한 앞선 비유처럼 서버를 잘 고르면 소위 ‘게임하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천편일률적인 서버 형태에서 벗어나 특화된 기능으로 무장한 맞춤형 서버가 붐을 이루고 있다. 이용자 취향이나 여건, 게임 플레이 방식에 가급적 최적화한 서버를 도입해 그들만의 또 다른 게임 환경을 설정하는 것이다. 캐릭터를 키우는(레벨업) 속도가 특출나게 빠르거나 진귀한 아이템을 습득하는 등 플러스 알파(+α)도 쏠쏠하다. 기업 입장에서도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 이는 불특정 다수가 한꺼번에 접속해 각자 역할을 수행하는 게 골자인 온라인 MMORPG 장르에서 특유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웹젠과 플레이위드, 엔씨소프트 등 온라인 MMORPG 장르에서 족적을 쌓고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존 유저 층이 두텁지 않을 경우 굳이 별도 서버를 운용해 그나마 있는 팬들을 분산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에, 결국 인기 있는 게임들이 이런 시도에 적극적이다. 반대로 특별 서버를 꾸리는 것 자체가 흥행작임을 증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덕분에 게임에 따라 수 만 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릴 정도로 주목을 끌기도 한다.

웹젠은 자사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뮤 온라인’과 ‘뮤 블루’ 상에서 이른바 ‘스피드 이벤트 서버2’를 오는 13일까지 연다. 한시적으로 운영하면서 최대 600레벨까지 빠른 육성과 콘텐츠 체험이 가능하다. 선행 캐릭터 레벨업 조건이 붙은 마검사·다크로드·레이지파이터·그로우랜서 등 2차 캐릭터들도 제한 없이 생성할 수 있어 다양하게 캐릭터를 키우려는 회원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기회다.

아이템 획득 확률도 10배로 상향했고, 이 기간 육성한 캐릭터를 본(원래) 서버로 무료 이전할 수 있다. 육성 캐릭터 레벨에 맞는 특별 아이템도 챙길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R2’로 특화 서버를 운용한 적 있는데, 당시 결과가 만족스러워서 ‘뮤 온라인’과 ‘뮤 블루’로 확대하게 됐다”고 했다.

사실상 올해 나온 온라인 게임 중 살아남은 몇 안되는 작품인 ‘로한 오리진’도 유저 맞춤형 특화 서버 ‘탈리’로 공세 수위를 높인다. 일단 안심 로그인을 통해 계정 도용 피해를 막고, 한 주에 40시간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 시간 대에 경험치 증가와 조합·인챈트·강화 확률 상승, 아이템 드롭률 상승 등을 실현하면서 캐릭터 성장 속도를 배가했고 본인만의 특화 캐릭터 성장을 보조한다. ‘로한 오리진’은 특화 서버를 준비하면서 부가적으로 콘텐츠 보강 작업을 마쳤고 일부 서버를 통합해 이용자들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리니지’의 51번 째 신규 서버(서큐버스)를 공개하면서 이용자끼리 대결(PVP)과 전투에 초점을 뒀다. 최대 레벨 82까지 성장할 수 있고 캐릭터 슬롯은 총 3개를 제공한다. ‘고대의 가호’라는 아이템을 착용한 상태에서 PVP를 치르고 승리하면 전리품을 손에 넣는다. 패자는 경험치 감소와 장비 드롭 등 사망 패널티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

이 밖에 넥슨이 채널링 서비스 중인 ‘드래곤네스트’도 강화 성공률과 몬스터 경험치 등을 대폭 확장한 서버 ‘미스트랜드’를 개설했다. 업계 관계자는 “근래 온라인 게임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 영역에서도 특화된 서버를 채택하면서 콘텐츠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콘텐츠를 즐기게 됐다”며 “유저 맞춤형 서버는 당분간 게임 시장에서 유행처럼 번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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