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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차승원, 연기와 예능 두 마리 토끼를 쫓다

입력 : 2016-09-06 11:06:00 수정 : 2016-09-06 18: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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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류근원 기자]

차승원이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김정호로 도전장을 냈다. 차승원은 ‘잘생긴 모델 출신 배우’에서 어느날 갑자기 ‘차줌마’가 됐다. tvN '삼시세끼'에서 그는 아줌마보다 능숙한 솜씨로 요리를 선보였다. 반전의 모습은 하루아침에 그를 후덕하고 친근한 예능인으로 만들었다.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하지만 그는 안주하지 않았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강우석 감독의 첫 사극이자 스무 번째 영화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고산자'는 지도를 완성하기 위해 권력과 운명, 시대에 맞선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다. 이번 영화가 차승원에겐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한다. 7일 개봉을 앞두고 배우 차승원을 만났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선택한 계기는?

“거창한 메시지를 주려고 작품을 택한 건 아니다. ‘이런 위인이 있으니까 반만이라도 따라가라’는 식의 얘기를 전하고 싶지 않다. 다만 인간 김정호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양반이 아니면서도 남을 위해서 배풀 수 있는 그런 모습은 배울 필요가 있다.”

-김정호는 실존인물이라서 연기하는데 부담이 컸다고 하는데?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건 득보다 실이 많다. 끊임없는 고민과 갈등 속에 김정호 선생을 연기했다. 김정호에 대한 자료가 워낙 없으니까 접근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다행히 주변인물 덕에 오히려 연기하기는 편했다. 특히 딸(남지현)과 바우(김인권)로 인해서 부드럽게 갈 수 있었다. 길 위에 선 김정호는 힘차게, 인간적인 면에선 헐렁한 인물로 그리려고 노력했다. 의상을 입고 촬영장에 가면 자연스러운 말투, 행동, 걸음걸이가 나왔다."

-차승원이 보는 김정호는 어떤 인물인가?

"김정호를 참 외로운 분이라고 해석했다. 외로운 사람이 지도를 그린 건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한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삶을 사는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주변을 돌아보자는 것이다. 기록이 없으니까 그분의 사상이나 신념은 구체적으로 모르지만 지도에 집착한 이유는 '베풀자'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 같다. 이번 영화도 그렇지만 사건, 사고도 잦고 삭막한 사회에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가치관을 믿는다. 나만 잘 되고 다른 사람은 안 됐으면 한다'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주변 사람들이 잘 되기를 마음속으로 빌게 됐다.”

-우리가 몰랐던 또다른 김정호의 업적은?

“김정호가 지도를 굳이 목판으로 제작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더 많이 보급하고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서였다. 정말 위대한 일이다. 사람들에게 보급해서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한 거다. 애민사상이 있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지도에 미친 사람임은 분명하다."

-영화의 역사왜곡 논란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인가?

"역사물을 보면 '저 위인은 저렇다'라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이미지가 생긴다. 위인을 연기한 배우가 다른 작품에 나오면 시청자들이 감정 이입을 하기 힘들다. 청소년들은 작품에 나온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고산자'는 두줄 밖에 없는 기록을 남긴 김정호에 상상력을 입힌 작품인데, 기록과 완전히 동떨어진 세계를 만드는 건 반대했다. 무모하고. 고민하고, 또 갈등한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는 역사적 사실에 살을 붙이는 작업인데, 사실과 상상력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실에 잘못된 살을 붙여서 재창조하는 건 안 된다. 재미를 위해서든, 또 다른 무언가를 위해서든. 역사왜곡은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이다."

-강우석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강 감독과는 첫 사극 호흡이다. 영화를 만들면서 강 감독은 많이 고민하고 힘들어하셨다. 이렇게 오랫동안 찍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강 감독이 강조한 부분은 '김정호의 삶을 정직하게 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올곧게 가는 사람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극중 대사에서 애드리브는 없었다. 모두 강 감독의 작품이다. 특유의 '아재 개그'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사실 나도 처음에 갸우뚱했다. 감독님도 주변 분들의 반응을 듣고 넣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영화는 전체 관람가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와!' 하고 감탄할 수 있는 마지막 장면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영화에서 보여준 풍광은 압권이다. 가장 인상적인 촬영지는?

“백두산이 제일 좋고, 기억에 남는다. 일 년에 몇 안 되는, 화창한 날씨를 즐기며 찍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이동'이었다. 소재가 소재인지라 어쩔 수 없었다. 장장 1년 동안 찍으면서 연기 템포를 유지하는 것도 고충이었다.”

-예능인 차승원과 배우 차승원을 왔다 갔다하는 비결은?

"예능은 편한 마음으로 출연했다. 어떤 성과를 내려고 출연한 게 아니라, 그냥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이번 '고산자' 김정호도 그랬다. 뚜렷한 목표를 정해놨는데 거기까지 못 가면 실망하기 마련이다. 무엇을 바라는 게 아닌, 편한 마음으로 연기하려고 했다. 그래야 과정이 즐겁다. 그렇다고 설렁설렁하진 않았다. 예능과 영화를 이어주는 스위치가 있다면 켰다, 껐다 하고 싶다. 근사한 예술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예능을 안 한다는 것도 아니고, 예능만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두 분야를 넘나들고 싶다."

-어떤 배우를 꿈꾸는지?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그냥 저보다도 주변 사람들, 우리 사회가 잘 됐으면 한다. 그래야 저한테도 좋다. 제가 무엇을 한다고 해서 크게 바뀌는 건 없다. 당장 내일 일도 모르는데 몇십년 일을 계획해서 사는 편은 아니다.”

-주연 배우로서 관객들에게 바라는 점?

“어휴, 그건 ‘제 매력이 이러니까 잘 봐주세요’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제가 출연한 영화니까 닭살 돋게 자랑하긴 좀 그렇다. 관객들이 돈을 내고 영화관에 오는 건데 영화에 대한 해석은 관객 몫이다. 그냥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한다."

stara9@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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