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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과 세상만사] 24.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는 여행상품 개발 시급

입력 : 2016-07-13 04:45:00 수정 : 2016-07-12 18: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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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김찬삼 여행상’을 수상하면서 아시아 한·중·일 삼국의 여행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관광객 중 중국인이 가장 많다는 사실은 이제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관광객은 약 600만 명이라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느낌을 가졌는지, 그래서 다시 한 번 한국을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을 안고 돌아간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부정적인 이야기도 들리는 것을 보면 우리 관광업계가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할 수있다.

그래도 한류를 좋아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중국 기업이 그 임직원들을 위해 인천 월미도에서의 치맥 파티를 열기도 하고 한강의 경관을 배경으로 삼계탕 파티까지 체험하게 하는 등 우리의 관광상품이 그 폭을 넓히고 있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한복으로 갈아입은 중국관광객들이 전주 한옥마을은 물론 시내를 활보하고, 대학로 건너 고궁 주변과 서촌, 북촌 마을에서도 그런 관광객을 보는 일이 낯설지 않고 점점 늘고 있는 것 또한 반갑기 그지없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금 자국민들이 해외로 나가 달러를 소비하는 것을 돌려 자국 내 소비증진을 위해 곳곳에 볼거리를 만들고 있다. 상하이에 세계 최대 디즈니랜드를 건설하고, 관광명소인 장가계에는 300미터 유리다리를 설치하는 등 자국의 자연경관에 엄청난 규모의 볼거리를 만들어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국 관광객들을 국내로 돌리는 동시에 외국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의 관광산업은 또 어떠한가. 이미 일본 관광산업의 경쟁력은 세계가 인정해주고 있지만 최근에는 자신들이 가장 내세울 수 있는 관광상품으로 객단가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얼마 전 신문에 난 기사에 의하면 일본의 한 여행 스타트업이 전 세계 부유층을 겨냥하여 일본 전통문화 체험 여행상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2014년에 설립된 이 여행 스타트업은 창업한지 1년 반도 안 되었는데 벌써 세계적인 부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일본 최고의 다도 명인과 함께 다도를 체험하게 한다거나, 에도시대부터 내려는 전통적 연회용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고, 유명한 도자기 명인의 지도를 받아 도자기를 빚고 구워본다거나, 영화‘게이샤의 추억’을 활용하여 실제 게이샤의 유흥무대를 감상하게 하고, 일본 씨름 스모의 세계를 직접 체험하게 하는 등 일본 최고를 한꺼번에 맛보게 하는 초호화 관광상품을 내놓았다. 그동안 구글, 나이키, 하버드 케네디 스쿨 등 세계적인 기업과 학교들을 연계하여 세계의 부자들이 단체로 일본의 정통 문화의 정수를 직접 체험하고 갔다고 한다.

일본의 스타트업 대표는 “외국 부유층들은 패키지여행에 만족하지 않고 최고의 일본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프리미엄 일본 문화 여행 상품의 필요성을 갖게 되었다”고 하면서 전 세계 상위 1%를 위한 여행 상품을 만들어 일본의 문화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이유는 종래의 쇼핑 위주의 저가 관광으로는 더 이상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월 6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하는 ‘방한 관광 상품 설명회’가 열렸다는 기사를 보면서 세계 부유층을 겨냥한 일본의 스타트업을 떠올린 것은 나 혼자였을까. 이날 한국관광공사가 소개한 여행상품은 1인당 약 173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상품이었는데 여기에는 관광 일정과 더불어 패션 스타일링, 화보 촬영, 건강검진, 간단한 성형 시술 등이 포함된다고 한다. 일반 중국인 대상 관광상품에 비한다면 50배는 비싼 상품이지만 그 자리에 참석한 중국 VIP 100여 명은 예상과 달리 만족을 표했다고 한다. 한 해 신용카드 지출액만 1억 원을 넘게 사용하는 큰손들이었다고 하니 그럴 만하겠다 싶으면서도 입맛은 개운하지가 않았다. 한국관광공사가 중국 VIP에게 내보인 여행상품이 우리나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것도 아닌데 지속적으로 만족감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행에 1억 원을 쓰는 VVIP 고객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을 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어느 여행사 대표의 말처럼 외국여행에서 최고의 선물은 그 나라의 추억을 가져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추억은 많으면 많을수록 다시 찾게 마련이다. 다만 그 특별한 경험, 특별한 추억이 무엇이며, 우리가 그러한 ‘특별한 경험’을 어떻게 줄 것인지 관광업계의 깊은 고민과 지혜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차길진

[약력] (사)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장, (사)후암미래연구소 대표, 차일혁 기념사업회 대표,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운영자문위원, 현 경찰박물관 운영위원, 화관문화훈장 수훈, 넥센 히어로즈 구단주 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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