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막판, 찬 바람이 불기 전부터 손준호(24·포항 스틸러스) 이름 석 자가 K리그 클래식을 들썩였다. 중동 복수 구단은 ‘오일 머니’를 앞세워 그를 향해 러브콜을 보냈고, 국내 구단에서도 그의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고, 감독까지 직접 나섰다는 후문이다. 손준호도 흔들렸고, 고민을 거듭했다. 주위에서는 그의 이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손준호의 선택은 결국 포항이었다. K리그 클래식 최고의 박스 투 박스(Box to Box) 유형의 중앙 미드필더로 꼽히는 손준호는 다시 한 번 포항 유니폼을 입고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그와 태국 부리람에서 스포츠월드가 만났다. ① 손준호의 자부심 “포항, 아무나 오가는 팀 아냐” ②손준호 “김승대 고무열 ‘공백’… 팀 타격 없다” ③손준호 “기초군사훈련… 축구인생 ‘터닝포인트’
손준호가 포항과 재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모두 깜짝 놀랐다. 2014년 프로무대에 데뷔해, 그 해 2014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시즌은 ‘제2 이명주’라는 꼬리표를 지우고 ‘2년차 징크스’가 무색할 만큼 팀의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성장곡선만큼이나 주가도 치솟았다. 러브콜이 쏟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맞았고, 팀을 떠날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손준호는 포항의 품에 다시 안겼다.
손준호는 “형들을 봐도 데뷔 2년 만에 이적한 사람은 없다. 중동보다는 (장기적으로) 큰 무대를 가고 싶었고, K리그 내에서 이적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를 키워준 포항에 그러면 안 된다고 느꼈다”며 “내가 포항에 몸담으면서 솔직히 보여준 것이 없다. 고등부, 대학부에서는 우승을 경험했지만, 프로에서는 아직 우승이 없다. 포항 소속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 나도 마냥 동생이 아니다. 에이스라는 타이틀보다는 리더라는 생각으로 중원을 잘 이끌고 싶다”고 강조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포항스틸러스,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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