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육성·몰입도 등 RPG 요소 모바일로 전이
넥스트플로어 공동작업 김형태 대표 신고식 준비
라이브2D 기술 장착 ‘데스티니…’ 세밀함 경쟁력 [스포츠월드=김수길 기자] 유명 온라인 게임 개발자 출신들이 모바일 시장에서 ‘명불허전’의 명제를 입증하고 있다.
‘리니지2’와 ‘테라’를 제작한 박용현 씨가 지휘봉을 잡은 ‘히트’가 말그대로 대박 신화를 내면서 단숨에 매출 순위 1위를 꿰찬데 이어, 유사한 사례들이 연속으로 보고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앞서 ‘서든어택’ 제작자인 백승훈 썸에이지 대표가 내놓은 ‘영웅’도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면서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의 영역 차이는 유력 개발자들에게 무의미하다는 걸 재차 입증하고 있다.
‘히트’는 지난달 정식 발매 이후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등 국내 양대 오픈마켓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당초 먼저 출시됐던 넷마블게임즈 ‘이데아’에 밀릴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특히 신작으로서 누리는 반짝 효과를 넘어 한 달째 1위를 지키고 있어 장기 집권 가능성도 농후한 모습이다. 누적 다운로드수도 200만건을 돌파해 대중화에도 성공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히트’의 하루 평균 매출을 5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 ‘레이븐’과 ‘세븐나이츠’ 등 동종 장르(RPG, 역할수행게임)에 속했던 경쟁작의 매출 집계를 상회한다는 소식도 있다. ‘최단 기간 양대 마켓 1위 달성’이라는 수식어도 챙겼다.
박용현 씨는 넷게임즈를 설립하고 ‘히트’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송재경과 김학규 등 국내 게임 역사를 상징하는 인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는 아래이나, 개발 본연의 역량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 연장선에서 ‘히트’는 기획 단계부터 업계의 관심을 누려왔다. 박용현 대표는 “온라인 게임에서 경험한 몰입감과 액션 요소를 모바일 환경에 버무리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캐릭터 육성 등 RPG 본질적인 재미를 모바일에 구현했다”고 말했다.
‘히트’는 개발자의 명성과 더불어 이를 입증할 개발 요소가 덧칠되면서 작품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현존 최고의 그래픽을 구현한다는 언리얼 엔진4를 탑재하면서 영상 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렸다. 일부 시연용 영상만 번지르르하게 선보이던 과거와는 달리, 실제 모바일 기기 화면에서 웅장한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그래픽의 질적 향상이 담보됐다.
또한 공중콤보와 던지기, 내려 찍기 등 몬스터와 상호작용하는 액션을 연출하고 자유도 높은 스킬 시스템으로 타격감을 살린 것도 통했다. 총 180개 스테이지의 모험 모드와 특수 스테이지 시험의 탑, 요일 던전인 성역 등을 갖췄다. 결투장과 난투장 같은 PvP(유저간 대결) 모드, 최대 5명이 참여해 보스 몬스터를 공략하는 실시간 레이드도 눈길을 끈다. 배급사인 넥슨은 시판 이후 첫 번째 대규모 콘텐츠 보강에 나섰다. 신규 모험 지역 ‘티펜 건조지대’를 반영했고, 새로운 레이드 보스와 게임 시스템을 도입했다.
‘창세기전’ 시리즈와 ‘블레이드 앤 소울’의 아트 디렉터로 유명한 김형태 씨는 신생 개발사 시프트업을 창업해 모바일 분야에 뛰어들었다. ‘드래곤플라이트’의 개발사인 넥스트플로어와 맞손을 잡고 처녀작 ‘데스티니 차일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기존 참가작들이 명실상부 두터운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데스티니 차일드’ 역시 작은 소식만 전해지더라도 입소문을 타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내년 2월께 비공개 테스트가 실시될 예정이다.
아트 분야에서 쌓아온 김형태 대표의 업력은 ‘데스티니 차일드’에서도 화려하게 발현된다. 게임 내 모든 콘텐츠에 2D(차원) 일러스트를 3D처럼 표현하는 일명 라이브2D(Live 2D) 기술을 장착해 사실감을 극대화했다. 캐릭터는 물론 배경, 소품 하나까지 세밀하게 표현된 라이브2D 기술은 마치 게임을 즐기면서 동시에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김형태 대표는 “‘데스티니 차일드’에 등장하는 500여 종의 캐릭터에는 ‘디지털 바느질’이라 표현할 만큼 정교한 수작업을 요하는 라이브2D 기술이 적용됐다”며 “‘손으로 그린 그림이 움직인다’는 표현이야말로 ‘데스티니 차일드’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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