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부터 반갑지 않은 비가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 내리면서 경기가 지연됐다. 이날 오후 12시(이하 현지시간)부터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경기는 1회가 끝나기 전에 비로 중단됐고, 약 1시간이 흐른 뒤 경기가 재개됐다. 미국과 베네수엘라전이 늦게 열리면서 오후 6시에 열릴 예정인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전이 무려 55분이나 늦게 시작됐다.
대표팀의 경기장 출발도 늦춰졌다. 당초 오후 3시에 숙소를 떠날 예정이었지만, 출발시간을 한 시간 늦췄다. 이날 오후 5시께 경기장에 도착한 한국은 1루 쪽 더그아웃 뒤에서 미국과 베네수엘라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몸을 풀만한 공간이 없었고, 야수들은 실내 타격연습장에서 가볍게 방망이를 휘두른 데 만족해야 했다. KBO 관계자는 “5시 20분까지 경기가 끝나게 되면 훈련을 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 경기가 끝나면 야외 타격 훈련 없이 몸만 풀고 경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여기저기서 선수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선수는 “대회 준비와 이동 동선이 엉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선수단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선발 톱타자 겸 중견수로 낙점한 이용규가 체하는 바람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이용규가 빠지면서 정근우가 톱타자로 전지 배치됐고, 민병헌이 2번 중견수로 출전했다. 그러나 민병헌이 1회 첫 타석에서 몸에 맞는 볼을 맞고 교체됐고, 이용규가 대주자로 교체 투입됐다. 또, 외야수 김현수는 유니폼을 가져오지 않아 선동열 투수코치의 옷을 입고 경기에 나서야 했다.
대표팀은 지난 8일 일본과의 대회 개막전에 패해 1패를 안고, 대만 라운드를 시작했다. 이날 대만 라운드 첫 경기인 도미니카 공화국전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이겨야 한다. 그런데 경기 전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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