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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권위' 대종상,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나

입력 : 2015-10-16 01:20:00 수정 : 2015-10-16 0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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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백 기자] 국내 최고 권위의 시상식이었던 ‘대종상’이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을까. 이젠 ‘연기력’보다 ‘얼굴도장’이 우선이 된, 어이없는 수상 기준이 생겨 ‘대중’들을 당혹게 하고 있다.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홍보대사 위촉식 및 기자간담회가 지난 14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홍보대사 위촉과 함께 52회를 맞은 대종상의 새로운 플랜이 공개됐다. 앞서 공정성 문제로 권위가 바닥까지 떨어졌던 ‘대종상’이기에, 주최 측에서는 ‘어느 해보다 공정한 영화제’, ‘국민과 함께하는 영화제’란 단어를 섞어가며 야심 찬 포부를 알렸다.

다만 한 구절,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있었다. 바로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는 배우는 상을 주지 않겠다’는 것. 주최 측은 “올해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게 상을 주지 않을 것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영화제인데 대리 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했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얼핏 들으면 맞는 말이기도 하다. 가끔 바쁜 스케쥴을 핑계로 시상식에 불참, 영화제 열기를 떨어트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 그들의 설명처럼 ‘국민과 함께하는 영화제’이기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발언임엔 틀림없었다.

하지만 ‘대종상’의 경우는 다르다. ‘대종상’은 공동수상을 남발하며 스스로 권위를 떨어트렸고, 공정성 문제도 늘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런 공정성의 문제를 배우들의 시상식 참여 여부로 화살을 돌리고, ‘시상식에 안 오면 상 안 줘!’라는 초딩적 발상을 내놓은 건 다소 어이없는 상황. 역사만 해도 52년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최고 영화제였는데, 그 전통을 한 순간에 무너트리고도 남을 수상기준을 내세운 건 분명 비난받아야 마땅할 만하다.

영화제 시상식에서 ‘연기력’보다 ‘얼굴도장’이 과연 먼저일 수 있을까. 각종 논란을 딛고 재기하려는 ‘대종상’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걸 하루빨리 명심해야 할 것이다.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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