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과 같은 2014시즌이었다. 2013년 팀의 5선발 자리를 꿰차며 5승5패 평균자책점 3.55를 마크했다. 그러나 지난해 6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18.32으로 무너졌다. 마운드에서 좀처럼 자신 있게 공을 던지지 못했고, 지난해 5월29일 넥센전 등판을 끝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랬던 백인식이 확 달라졌다. 현재 팀 내 4, 5선발 후보군 가운데 단연 앞서 있다는 평가. 지난해 정규리그를 마친 뒤 11월3일부터 20일까지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마무리훈련에 참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백인식은 사이드암인데도 최고 147㎞까지 찍히는 묵직한 직구를 던졌고, 각이 좋은 체인지업과 포크볼 등으로 야쿠르트 관계자들로부터 “당장 영입하고 싶다”는 찬사를 받았다.
무엇보다 야쿠르트 캠프는 백인식에게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게 했다. 백인식은 “야쿠르트 투수들의 하체를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용수철처럼 튕겨 나간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로 하체를 쓰더라. ‘아,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 유심히 관찰했고, 이게 몸에 베이면서 좋은 피칭이 나왔던 것 같다. 자신감도 이때 찾았다”고 말했다. 다카쓰 신고 야쿠르트 투수 코치의 적극적인 도움도 있었다. 그는 하체를 이용해 던지도록 낮게 던져주면서 백인식을 지도했다.
12월 비활동 기간에도 꾸준히 문학구장을 찾아 몸을 만든 백인식은 벌써 불펜 피칭을 시작했다. 백인식은 “지난해 이맘때는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야쿠르트 캠프에 다녀오고 난 뒤 그때의 감각과 몸 상태를 유지하고 싶었다. 이제 70% 몸 상태로 스프링캠프를 맞는다. 올핸 정말 자신 있다”고 활짝 웃었다.
백인식은 5선발 경쟁에 대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하지만 꼭 선발 투수를 하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 사이드암 투수는 선발과 불펜에 모두 필요하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바닥을 찍었으니 다시 일어설 일만 남았다. 자신감을 찾은 만큼, 올해 제대로 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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