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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야구 차별' 수원시,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나

입력 : 2012-11-12 19:09:57 수정 : 2012-11-12 19: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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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가 시민을 위해 야구단을 창단하겠다고 나섰지만,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수원시는 최근 경기도, KT와 함께 수원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수원시가 야구단을 창단하면 지역 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으며 ‘스포츠 도시’로서의 수원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때문에 염태영 수원시장도 적극적으로 나서 야구단 창단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수원시가 이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들은 야구단 창단이 ‘퍼주기식 포퓰리즘’으로 흐를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지 않은 채 ‘야구 700만 시대’라는 단어에만 귀를 세워 창단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수원시는 수원야구장의 리모델링은 물론 이를 KT 야구단 측에 25년간 무상 임대해 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약속했다. 수원야구장의 리모델링 비용 290억원(국비30%·도·시비30%)을 시가 부담키로 했으며, 경기장 광고와 함께 식음료 판매, 네이밍 등 각종 수익사업과 관련한 권리도 프로야구단에 모두 양도할 계획이다. 반면 1996년 창단해 17년간 ‘축구 수도’ 수원시의 이미지를 만들어 온 수원 삼성 축구단에는 장기 무상 임대는커녕 오히려 연간관람권료로 전체 입장 수익의 25%를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공단(이하 관리공단)에 납부하고 있다. 한 해에만 7~8억 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는 프로축구 K리그 구단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는 FC서울은 10%의 임대료를 내고 있으며,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는 전북 현대는 15%를 내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높은 수치이다. 더욱이 광고 및 식음료 판매권 등도 모두 경기도와 수원시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몫이다.

문제는 이것뿐만 아니다. 수원시는 야구단 창단과 함께 훈련장도 지원하기로 했으며 초·중·고·실업 야구단 및 다문화 리틀 야구단 창단도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수원시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수원 FMC 여자축구단 해체를 결정했다가 반대에 부딪혀 유보를 결정했다. 인수 기업이 나오지 않으면 사실상 해체이다. 프로축구 수원의 산하 유소년 구단인 매탄중학교는 훈련장이 없어 수원시를 떠돌며 훈련한다. 여자축구와 축구 꿈나무 선수들을 길거리로 내몰면서도 야구단 창단을 위해 막대한 지원금을 내놓겠다는 수원시의 ‘두 얼굴’을 보여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수원시가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야구단 창단 정책을 펼치면서도 수원 축구단과의 대화 창은 굳게 닫아 놓고 있는 것이다. 이 논란이 불거진 이후 염태영 시장은 “기존의 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말만 남긴 채 야구단 창단 활동에 여념이 없다. 염 시장은 지난 11일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김진표, 신장용 국회의원과 함께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 시민연대 창립 1주년 기념 야구발전기금조성 바자회에 참석했다. 같은 시간 수원 블루윙스 서포터스는 전북과 치른 홈경기에서 “축구 차별,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o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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