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에서 팀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김응룡 한화 감독은 올해 김태균을 3번 타순에 넣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부동의 4번 타자로 각인됐던 김태균을 3번에 배치하고 김태완, 최진행, 정현석 등을 4번 타순에 기용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한국 최고 거포 김태균을 3번으로 끌어올리는 것에는 김응룡 감독의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다. 팀 타선을 강화하기 위한 깊은 고민에서 나온 해답이다.
우선 김응룡 감독은 “팀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가 3번을 맡는 것이 좋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 야구에서는 득점력을 높이기 위해서 3번 타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1, 2번 테이블 세터진의 출루에 3번 타자가 타점을 올릴 수도 있고 3번 타자가 출루를 많이하면 4번 타자의 타점 기회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난해 타율 3할6푼3리로 리딩히터였던 김태균이 3번 타자로 적격인 셈이다.
한화가 지난해 김태균을 3번에 배치하지 못한 이유는 4번 자리가 허전했기 때문이었다. 최진행 혼자 4번 자리에서 버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파워가 뛰어난 김태완과 정현석이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하면서 4번 타자감이 풍부해졌다.
‘경쟁’을 부추기는 것도 김응룡 감독의 계산에 깔려있다. 일단 4번 타자를 공석으로 놔두면서 최진행, 김태완, 정현석이 주전 경쟁을 펼치고 전력도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태균의 3번 타자 기용에는 여러가지 포석에 깔려있는 셈이다.
김응룡 감독이 이처럼 타격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약해진 투수력을 타력으로 만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박찬호의 은퇴로 투수력이 많이 약해진 상황이다.
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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