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의 정수근(왼쪽)이 16일 경찰관과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부산 남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유치장으로 향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
롯데 구단은 16일 오후 구단 사무실에서 정수근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임의탈퇴의 중징계를 내렸다. 롯데는 ‘정수근이 지난 2004년에 이어 또다시 불미스러운 폭행 사건에 연루돼 구단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을 뿐만 아니라 팀이 치열한 4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팀의 주장으로서 모범이 되어야 할 선수가 공인의 신분을 망각하고 수많은 팬들을 실망시켰고, 팀 화합을 저해했다’고 징계 배경을 밝혔으며, ‘이에 구단은 일벌 백계로서 다스려야 할 필요성을 느껴 불가피하게 임의탈퇴라는 중징계를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롯데는 이번 정수근 사건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하고, ‘선수단 관리에 만전을 기해 향후 이런 불미스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수근이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의해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되면 만 1년이 지나야만 공시 당시 구단으로의 복귀 신청이 가능하다. 임의탈퇴 선수는 선수 계약이 해제된 것으로 간주해 연봉 등을 일체 받지 못한다. 또 KBO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프리에이전트(FA)로 지난 2004년부터 내년까지 6년간 롯데와 계약한 정수근의 계약기간도 임의탈퇴 기간에 포함돼 설령 내년 7월 롯데에 복귀하더라도 남은 기간으로 FA 계약이 종료된다.
그러나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이 16일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선수단 미팅에서 “정수근과 같은 행동은 개인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롯데 감독으로 있는 한 정수근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 약속은 꼭 지킨다”고 밝혀 내년까지 로이스터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는 한 정수근의 롯데 복귀는 어려울 전망이다. 롯데 선수단은 이날 내야수 조성환(32)을 신임 상조회장으로 선출했다.
이 경우 정수근은 결국 유니폼을 벗거나, 임의탈퇴를 신청한 롯데 구단의 요청에 따라 KBO 총재가 임의탈퇴 공시를 말소할 경우 자유계약선수가 돼 다른 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밖에 없게 된다.
한편 KBO는 17일 오전 9시 상벌위원회를 열어 KBO 차원의 징계를 결정한다. 영구실격 또는 벌금 등의 상벌위원회의 징계 결정이 먼저 내려지고, 임의탈퇴 공시가 나중에 이뤄지면 정수근은 이중 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직=스포츠월드 이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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