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칼럼] 독도의 날과 함께 버림받은 지적제도

입력 : 2013-11-03 16:02:51 수정 : 2013-11-03 16:02:5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1900년 10월 25일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를 공포해서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재확인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경상북도는 10월을 독도의 달로, 민간단체는 25일을 독도의 날로 제정했다.

독도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에 있는 화산섬, 동도와 서도 이외에 89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된 아름다운 우리 영토다. 한반도의 최동단에 위치해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며 해저에는 메탄 하이드레이트 등 다양한 자원이 매장되어 지하자원의 보고라고 불리는 등, 보는 시각은 달라도 엄청나게 소중한 섬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일본의 지속적인 영유권주장으로 인해 독도는 더 이상 단순한 섬으로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권확립의 기념물로 영토의 상징물이 됐다.

해마다 10월이 되면 전국적인 독도사랑 행사들이 줄을 이었지만 금년에는 사초실종문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 등 커다란 이슈에 묻혀 국민적 관심을 상당히 잃었다.

그렇게 가려진 독도의 날과 함께 지난 10월 24일 김관영 의원이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함으로써 지금까지 국토를 지켜온 지적제도가 정체성과 본질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지적제도의 정체성과 본질은 1876년 10월16일 메이지 정부의 태정관에 울릉도와 독도를 일본 시마네현의 지적대장에 등록해도 되는가를 물었을 때 태정관이 일본과는 관계없는 섬이라고 한 것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지적제도는 국가의 구성요소인 국토를 필지단위로 조사·등록·공시함으로써 효율적인 토지 관리와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이러한 지적업무와 호적업무를 판적업무라 하며, 모든 국가들이 기간정보로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지적제도가 최근 공간정보산업의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지적관련 법과 지적행정 조직이 본질과 정체성을 잃기 직전에 와 있다. 이런 현상은 국제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큰 과오다.

공간정보는 공간에 존재하는 각종 지표 간의 위치정보를 토대로 인간이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체계화함으로써 인간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산업 활동분야다. 지적제도는 국가가 토지에 대한 물리적·권리적·가치적·이용규제적 현황을 필지단위와 소유권단위로 조사·등록·관리하는 토지공시제도다. 결국 공간정보는 이런 각 분야의 기초정보를 토대로 활용하는 응용분야이고, 이를 제품화하는 산업분야이며, 주로 이·공학 분야에서 담당하고 있다. 반면에 한 국가에 대한 토지공시업무를 제공하는 지적제도는 토지행정·관리 분야로서 공간정보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적정보를 지원·연계·협력해야 할 국가 기간조직으로서 책무가 있다.

이상에서 제시된 이외에도 우리에게는 통일을 대비한 북한의 토지조사·등록 문제, 통일 이후 간도 땅의 등록문제, 지적제도와 등기제도의 일원화, 전 국토에 대한 지적재조사사업 등 해결해야 할 산적한 국토문제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1970년대 후반 박정희 정부에서는 전국 대학에 지적학과를 정책적으로 개설했다. 그 후 지속적인 지적학의 발전으로 인해, 2014년 한국에서 지적국제심포지엄이 개최된다. 현 정부가 창조경제를 부르짖는데 지적학은 대한민국이 창조한 위대한 민족유산으로, 이를 세계로 수출할 때 창조경제는 저절로 이뤄진다. 따라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공간정보관련 법과 지적법으로 분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실이 정 허락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공간정보의 구축 관리 및 지적에 관한 법률’로 되어야 한다. 그것이 입법원칙, 법체계, 개별법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고, 그간 영토를 묵묵히 지켜온 지적제도에 대한 최소한의 본질과 정체성을 확보해주는 것이며, 국가가 진정으로 발전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김종남 박사(행정학, 경일대학교 독도·간도교육센터 연구위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