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는 무릎 관절 안에 위치해 있으며, ‘전방십자인대’와 ‘후방십자인대’로 구성돼있다. 십자인대는 종아리뼈가 앞과 뒤로 움직이거나 무릎 관절이 뒤로 꺾이거나 회전하는 것을 방지하는 등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로 격렬한 스포츠 도중 손상되는데, 이러한 손상이 발생하면 무릎 관절이 앞뒤로 이동하는 것이 불안정하고 관절 안에 출혈이 일어나며 종창이 생긴다. 때문에 통증이 심하고 무릎 관절 기능을 사용하기 어렵다.
십자인대 손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파열된 십자인대를 재건하는 수술로써 통증을 줄이고 무릎 기능을 회복시켜준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자가 건이나 동종 건을 가지고 파열된 십자인대를 재건할 수 있다. 과거 관절내시경 수술법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무릎을 약 15cm 정도 절개를 하고 파열된 전방십자인대를 봉합하거나 다시 만들어주는 재건술을 시행했었다. 또한 전방십자인대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과 고유의 기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수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무릎 관절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이뤄지고, 관절내시경이란 획기적인 수술도구가 도입되면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은 큰 발전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받고 난 이후에도 종종 무릎이 헛도는 것 같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재건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정상적으로 전방십자인대는 기능적으로 크게 두 가닥으로 이뤄져 있다. 물론 이 사실은 과거부터 잘 알려져 있기는 했지만, 좀 더 굵은 한 가닥만을 만들어 주어도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조금 가는 가닥의 기능을 무시했던 결과이다.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두 가닥을 모두 만들어주는 전방십자인대 ‘두 가닥 재건술’이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다. 아직 두 가닥 재건술의 역사가 길지 않아 과거 한 가닥만 재건해주는 경우와 비교해서 장기적인 호전 결과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하는 논란도 있었다.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박영식 원장은 “하지만, 수술 후 단기 결과를 보면 무릎의 안정성에서 한 가닥보다 두 가닥 수술법이 우수하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무릎전문의들도 동의하고 있는 사실이다”면서, “따라서 활동적인 활동을 원하는 사람들에서는 한 가닥보다는 두 가닥 재건술을 하는 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려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의 경우, 50%이상이 파열되면 재건술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수술을 해보면 70~80%정도만 파열되고, 파열되지 않고 남아 있는 인대를 종종 발견하곤 한다. 일본이나 유럽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전방십자인대의 두 가닥 중에 한 가닥만 파열이 되는 경우에 그 한 가닥만을 재건해주는 전방십자인대 보강술이 결과가 좋았다는 발표가 있었다. 수술 후에 만들어 넣어준 인대가 살아있는 인대의 도움으로 생착률이 높아질 것이고, 무릎의 위치감각이 좋아 재활도 빠를 것이라는 의견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한 가닥이나 두 가닥 재건술을 할 때 남아있는 전방십자인대는 수술 후에 만들어 넣어준 인대와 부딪혀서 오히려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모두 제거했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에서 보강술이라는 개념이 없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전방십자인대 보강술에서는 살아있는 원래의 인대는 보존을 하고 파열된 부위에만 십자인대를 만들어 넣어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방십자인대 보강술에는 전제조건이 말 그대로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되지 않아야 하는데, 사실 전문의의 진찰만으로는 알아내기가 어렵다. 이때는 MRI를 촬영해봐야 한다. 손상정도, 나이와 활동정도 등등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수술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후에 좀 더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준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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